현대차·BMW, 주행보조·자율주행 기술 무선으로 업데이트한다

연선옥 기자 2021. 6. 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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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하반기부터.. 차 업체, 보험사와 보험상품 준비 중

자동차 업체들이 국내에서도 차량 성능을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이른바 커넥티드카(인터넷에 상시 연결된 차량) 출시를 준비하는 가운데 해당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보험이 출시된다. 자율주행 등 차량 성능을 실시간 업데이트하는 테슬라의 OTA(over the air·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국내에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다.

9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르노삼성, 테슬라코리아, BMW코리아, 볼보자동차·트럭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제조사와 수입차 업체는 국내 손해보험사들과 함께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무선 업데이트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한 책임보험 상품을 개발 중이다.

테슬라 차량 내부 모습. 테슬라는 원격으로 차량 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OT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법령이 마련돼 있지 않아 그동안 사용할 수 없었다./조선일보 DB

내비게이션, 라디오, 온도 조절, 디지털 액자와 같은 단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지금도 무선으로 업데이트가 되지만, 자동차의 자율주행, 주행거리 등 구동 성능과 관련된 차내 소프트웨어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려면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우리나라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상 차량의 전자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점검·정비 작업에 해당돼, 등록된 정비 사업장에서만 할 수 있다. 이 법령 때문에 테슬라의 가장 큰 경쟁력인 OTA 서비스도 국내에서는 불가능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6월 규제특례위원회를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차량 운전자가 직접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현대차(005380)와 르노삼성, 테슬라코리아에 임시허가를 부여했다. 지난달에는 BMW코리아와 볼보코리아에 대해서도 해당 규제를 한시적(2년)으로 완화했다.

임시 조치이긴 하지만 규제가 완화되면서 완성차 업체의 무선 업데이트 서비스 범위는 훨씬 넓어지게 됐다. BMW는 당장 주행보조 시스템과 음성인식 서비스, 안전 관련 기능 등 차량 운행에 필요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무선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레벨 2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수시로 무선 업그레이드해 조만간 레벨 3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다는 것인데,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기능을 발전시켜 이르면 내년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기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모델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출력, 주행거리 개선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포르셰는 최근 전기차 타이칸의 안정성 제어시스템(PSM)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엔진 토크와 휠 스핀을 최적의 상태로 제어해 최대 가속 성능을 내도록 하는 런치 컨트롤 기능을 향상했다.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속력을 시속 200㎞까지 끌어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9.8초에서 9.6초로 단축됐다. 엔진 등의 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만을 개선해 가속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물론 정비사업소를 방문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도 되지만,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해지면 소비자의 편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국토부는 임시허가 기간 내 관련법령 정비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도심에서 운행한 자율주행차 모습./현대차 제공

다만 완성차 업체들이 해당 서비스를 출시하려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차량이 사고가 났을 경우 책임을 규정한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비소에서 업데이트 서비스를 받는 것과 달리, 사용자가 직접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이후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는 반드시 해당 서비스에 대한 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직접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을 때 사용자와 제조사가 어떤 비율로 책임을 질지가 핵심이다.

무선 업데이트 서비스는 처음 도입되는 것인 만큼 관련 보험 상품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여러 손해보험사들에 해당 서비스 내용을 알리고, 보험상품 제작을 의뢰했다. 일부 업체는 손보사로부터 관련 보험 상품의 초안을 받아 검토 중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이르면 3분기 내 관련 보험상품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내 무선 업데이트 서비스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특례를 받은 업체들은 책임보험에 가입한 후에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무선 업데이트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복수의 손보사와 함께 보험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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