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cm·3.2kg' 거대 자궁근종, 로봇 복강경수술로 제거 성공

이병문 2021. 6. 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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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학계 보고 사례 중 최대 크기
크기 28㎝, 무게 3.2㎏의 거대 자궁근종이 복강경수술로 제거돼 주목받고 있다. 김슬기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그동안 세계 학계에 보고된 로봇 복강경 수술 성공 사례 중 가장 큰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35세 이상 여성 40~60%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무증상으로 지내는 환자들도 많지만 난임, 생리통, 골반통, 빈혈, 배뇨장애 증상 등이 심하게 나타나거나 종양 증식, 암으로 발전이 의심되는 경우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기존의 자궁근종 절제는 개복술(배를 가르는 방식)로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출혈량이 많고 수술 후 회복이 오래 걸려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는 복강경 수술(배에 작은 구멍만을 내는 방식)이 발전했는데, 최근에는 로봇을 활용한 복강경을 통해 정확도와 안전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최근 김 교수는 로봇 복강경 수술로 길이 28㎝, 무게 3.2㎏에 달하는 거대 자궁근종을 제거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는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보고된 로봇 복강경 성공사례 중 최대 크기로, 종전의 17㎝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환자는 자궁근종이 호발하는 갱년기 이전의 한국 여성으로, 김 교수의 집도로 190여 분 동안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로봇 복강경 방식으로 진행한 만큼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빠르고 후유증도 적었으며, 어떠한 합병증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수술 성공 사례는 크기가 작은 종양에 한해 주로 실시되던 로봇 복강경이 기술적 한계를 넘어 거대 자궁근종에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의미가 깊다.

김 교수는 "로봇 복강경을 통한 자궁근종 절제술은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감도 작고 결과도 우수한 수술법이지만, 아직까지는 종양 크기나 개수, 환자 상태에 따라 개복술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번 수술 사례를 바탕으로 로봇 복강경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 더욱 많은 환자들이 작은 부담으로 수술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 성공 사례는 산부인과 학술지 'JMM(Journal of Menopaus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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