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장항준처럼 [스경X피플]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1. 6. 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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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영화감독 장항준. 사진|경향DB


영화감독 겸 방송인 장항준이 가는 곳마다 웃음꽃이 핀다. ‘초긍정주의’에 자존감까지 높아 늘 해맑은 그를 바라보노라면 행복한 기운까지 전달받는 느낌이다. ‘장항준’이란 이름 석자의 화제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장항준은 최근 그 어느 방송인보다도 활발한 예능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본업은 아니지만, 스타작가 ‘김은희의 남편’으로 곳곳에 얼굴을 내밀며 특유의 입담과 재치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그의 웃음엔 특별함이 있다. 남을 비하하거나 자학하지 않는, ‘착한 유머’다. 한 라디오 방송에선 “유명 작가의 남편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항준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왜 아내 카드를 쓰냐는 질문엔 “아내가 많이 벌지 않나. 왠지 내 돈을 쓰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 김은희 카드로 지인들을 만날 때 술값과 밥값을 낸다”며 “그 카드로 지인들의 경조사를 챙긴다. 이름은 내 이름만 써서 선물을 보낸다”고 한술 더 떠 웃음을 선사했다.

사랑을 기반으로 한 아내 자랑도 그를 돋보이게 한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MC들이 “장항준이 아니라 아내(김은희)가 터졌다”라고 짓궂은 장난을 쳐도 장항준은 “어쨌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좋냐”라고 되물었고, ‘가족의 경제력 변화로 인한 갈등이 있는 경우도 있지 않냐’라는 질문엔 “(김은희는) 전혀 안 변했다. 사람에 대한 태도가 정말 좋다. 이 정도로 잘 됐는데도 안 변한 거 보면 앞으로도 그럴 일 없을 것”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높은 자존감을 가진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여유다. 체면에 얽매이지 않고, 편견 없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얼굴엔 수심이 없다. 자신에 대한 확신과 사랑이 있으니, 남을 짓밟거나 억누를 필요도 없다. 그의 깔끔한 유머에 깔깔거리고 웃고 나면, 삶에 대한 그만의 태도에 다시금 감탄하게 된다.

‘장항준 유머’의 중독성 때문에 그를 찾는 프로그램들이 더 많아지는 추세다. “한달 내내 일해서 힘들다. 난 원래 이렇게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닌데, 쉬고 싶다”고 엄살을 피우기도 했지만, 가능하다면 그 재밌는 입담은 오래오래 전파됐으면 한다. 물론 영화감독으로서 복귀도 중요하겠지만, ‘인간 장항준’이 전달하는 웃음과 삶의 태도가 그 못지 않게 건강한 영향력이 크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코로나19 블루’로 전세계가 힘든 시기,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자세 아닐까. 나에게도, 남에게도 긍정적이고 행복한 에너지를 전파하는 태도. 바로 인생을, 장항준처럼.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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