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군본부도 女중사 첫 조사 참여.. 성추행 피해 초기 알고도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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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가 성추행 신고 이틀 뒤 공군본부 군사경찰 소속 수사관으로부터 처음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추행 사건을 수사한 20비행단 군사경찰은 3월 5일 피해자인 이 중사의 조사를 마쳤지만 12일이 지난 같은 달 17일에야 사건을 정식 입건하고 그때서야 가해자 장 중사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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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들 추모 메시지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이모 중사 추모소를 8일 찾은 고인의 고등학교 동기들이 추모 메시지를 쓰고 있다. 추모소는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성남=뉴스1 |
○ 공군본부, ‘부실 수사’에도 관여
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비행단 군사경찰은 3월 2일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인 4일 수사를 개시해 다음 날인 5일 피해자 이 중사를 조사했다. 당시 공군본부도 20비행단 군사경찰 요청에 따라 본부 군사경찰 소속 성폭력전담관인 A 상사를 20비행단에 파견해 피해자 조사에 참여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20비행단에 여성 수사관이 없어 지원해주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 중사가 진술한 당시 피해 상황을 수사 초기 20비행단 군사경찰은 물론이고 공군본부 군사경찰도 구체적으로 파악했지만 공군본부가 20비행단의 부실 수사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군본부 군사경찰은 이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달 22일과 25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누락한 채 ‘단순 변사’ 사건으로 보고해 늑장·부실 보고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8일 공군본부, 20비행단 군사경찰을 압수수색한 합동수사단은 공군본부 소속 수사관이 직접 피해자 조사에 참여했음에도 이후 부실 수사가 이어진 경위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 사건을 수사한 20비행단 군사경찰은 3월 5일 피해자인 이 중사의 조사를 마쳤지만 12일이 지난 같은 달 17일에야 사건을 정식 입건하고 그때서야 가해자 장 중사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피해자 조사가 이뤄진 뒤 가해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기 위해 정식 사건번호를 부여받는 입건 절차가 이뤄지는데 그 기간이 2주 가까이 지연된 것이다. 피해자 진술 등 혐의가 명확했지만 군사경찰이 입건을 미루면서 합의 가능성에 기대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가해자, 군 경찰에 두 차례 조사 연기 요청
이런 가운데 성추행 혐의 피의자인 장 중사는 사건 발생 초기인 3월 8일 20비행단 군사경찰로부터 가해자 조사 통보를 받았지만 변호사를 선임하겠다는 이유로 조사 일정을 3월 16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해 군사경찰이 수용했다. 이후 장 중사 측은 조사 일정을 하루 뒤인 3월 17일로 다시 연기해달라고 해 이 역시 군사경찰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 중사 측은 가해자 조사를 받은 17일 이후 변호사 의견이 담긴 서류를 제출하겠다며 20비행단 군사경찰에 군 검찰에 송치하지 말아달라는 요청까지 했다. 장 중사 측이 4월 초 전달한 의견 서류엔 이 중사가 증언한 일부 피해 사실에 대해 장 중사가 “기억하지 못한다”며 보강 수사가 필요하고 이 때문에 군 검찰에 송치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 담겼다.
장 중사는 결국 4월 7일 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하지만 군 내부에선 장 중사의 혐의가 명백한데도 20비행단 군사경찰이 피의자 측 주장을 수사 과정에서 지나치게 수용해 수사가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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