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K팝처럼 빌보드로!' J팝 늦바람 [스경X이슈]
[스포츠경향]
K팝의 글로벌 위상에 일본 J팝이 적잖이 자극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일본 보이그룹 Snow man의 멤버 아베 료헤이는 현지 매거진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BTS가 빌보드에서 1위 하신 소식을 봤는데 Snow Man도 거기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우선은 일본의 팬들이 사랑해주셔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우리의 라이벌은 방탄소년단”이라고 외친 ‘당찬’ 그룹도 있다. 일본 6인조 아이돌 그룹 ONE N‘ ONLY(원앤온리)는 현지 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해 ‘라이벌 그룹’을 두고 ‘BTS’라고 호기롭게 답했다. 원앤온리의 멤버 나오야는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고 싶기 때문에 BTS”라고 말했고 다른 멤버 텟타는 “일본의 J-POP과 한국의 K-POP을 합친 JK-POP인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역사상 늘 ‘탈아시아’를 부르짖던 일본이 ‘갈라파고스 노선’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일본 최대 아이돌 소속사인 쟈니스 엔터테인먼트는 현지는 물론 아시아에서 아이돌 시장을 수십년간 주도했던 회사다. 이런 쟈니스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쟈니즈는 고집스럽게 디지털 전략이나 대응을 피해왔지만 최근 자사 그룹인 SixTONES나 Snow Man은 유튜브를 통해 신곡 뮤직비디오를 첫 공개하는 등 과거였다면 상상할 수 없는 적극적인 디지털 대응에 앞서고 있다. 자사의 아이돌 그룹이 현지에서 조차 BTS, 몬스타엑스, 세븐틴 등 K팝 그룹에 인기가 밀리기 시작하면서 큰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발표한 Sexy Zone의 ‘RIGHT NEXT TO YOU’나 King & Prince의 ‘Magic Touch’는 K팝 장르와 흡사하며 안무, 스타일링 또한 좇고 있다. 한국의 유명 안무가를 영입하는 것에도 적극적이다. 늦바람이지만 빠른 속도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J팝에 새 바람을 체감할 수 없는 이유는 무얼까?
K팝은 ‘음악과 춤이 멋지다’라는 단순한 명제로 완성된 장르가 아니다. 성균관대 박선민 초빙교수는 K팝만의 아이돌 시스템, 기획력, 팬덤의 형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미디어와 유통까지 산업적 시스템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겉모습을 흉내내는 것으로 K팝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 분석한다.
박 교수는 “일본의 큰 음악 시장 규모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J팝은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보수적인 저작권과 전략을 고수한 탓에 유튜브 등으로 ‘전세계가 하나의 음악 시장’이 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며 “또한 K팝에는 국민성이 녹아있다. 도전적이면서도 개방적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우리의 국민성이 가장 큰 K-CULURE의 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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