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치기 혈투서 웃었다..인천고 구한 '주키치' 한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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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막 올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가장 흥미로운 매치업은 휘문고와 인천고의 경기였다.
1905년 창단한 인천고와 이듬해인 1906년 창단한 휘문고의 대결에는 100년이 넘는 두 야구 명문 고교의 명예가 걸려 있었다.
더욱이 두 학교는 올 시즌 서울·인천권 주말리그 전반기 우승(인천고), 준우승(휘문고)을 나눠가진 지역 라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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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무대에서 다시 성사된 맞대결에서도 인천고가 다시 웃었다. 인천고는 이날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휘문고를 2-1로 눌렀다. 1954년, 1989년 이후 통산 세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을 노리는 인천고는 8강에 선착했다.
라이벌답게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휘문고가 2회초 4번타자 신민철(18)의 좌월 1점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자 이내 인천고 4번타자 김환희(19)가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후속타자의 진루타로 홈을 밟으며 맞불을 놓았다. 이후 팽팽한 동점 상황이 이어지다가 7회초 1사 1,2루 기회에서 투수 뜬공에 이은 더블플레이가 나오자 휘문고 코치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할 정도로 경기가 과열됐다. 8회에도 휘문고가 1사 만루, 인천고가 1사 1,2루 기회를 각각 살리지 못하면서 끝내 연장 승부치기 승부에 돌입했다.
인천고를 구한 건 3학년 좌완투수 한지웅(18)이었다. 10회초 1사 2,3루 위기에서 등판한 한지웅은 김유빈, 엄태경을 각각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막았다. 한지웅은 두 타자를 상대로 패스트볼만 11개를 던지면서 최고 구속 시속 141.9㎞를 기록했다. 위기를 넘긴 인천고는 10회말 무사 1,2루에서 정상훈의 희생번트 때 휘문고 포수 김리안의 1루 송구가 뒤로 빠지면서 끝내기 승리했다. 경기 뒤 한지웅은 “왼손타자 두 명이 연달아 나온 만큼 어떻게든 여기서 승부를 끝내자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던졌다”고 말했다. 189㎝의 큰 키에 투구 시 오른쪽 발을 1루 쪽 깊이 내딛는 크로스피칭을 하는 한지웅은 과거 LG에서 뛰었던 주키치의 투구폼을 떠올리게 한다고 ‘인천의 주키치’로 불린다.
2019년 대회 우승팀인 유신고는 이날 당시 결승전 상대였던 마산용마고와의 16강에서 5-3으로 이겼다. 유신고 박영현(18)은 2-1로 앞서고 있던 3회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챙겼다. KT의 1차 지명 후보로 꼽히는 박영현은 한화 내야수 박정현(20)의 동생, 롯데 사이드암 투수 박명현(20)의 사촌동생이다.
강홍구 windup@donga.com·황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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