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기발·신기..어린이들 의견 수렴해 만든 놀이터"이 놀이터만 오면 좋아 어쩔 줄 몰라요"

글·사진 박용근 기자 2021. 6. 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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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덕진동 맘껏놀이터 등 4곳 문 열자 '왁자지껄'

[경향신문]

전북 전주 덕진공원 옆에 조성된 ‘맘껏 숲 놀이터’를 찾은 어린이집 원아들이 6일 그물망(위 사진)과 나무집에서 즐겁게 놀고 있다.
“똑같은 놀이터는 싫어요”
우주선처럼 생긴 동굴언덕
집라인·바구니 그네·그물망
숲속 전나무에 지어놓은 집
아이 얼굴마다 웃음꽃 활짝
시 “160개 놀이터도 탈바꿈”

“미끄럼틀과 시소, 그네…, 똑같은 놀이기구만 있는 놀이터는 싫어요.”

“집라인과 동굴아지트, 그물망 같은 모험을 할 수 있는 놀이터가 생겼으면 좋겠어요.”(전주 덕일초 이찬·홍서연 학생)

어린이들이 바라는 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 전북 전주시가 기존의 정형화된 놀이터를 아이들의 모험심을 키워줄 색다른 놀이터로 잇따라 바꾸고 있다. 2019년부터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문을 연 곳은 덕진공원 맘껏놀이터, 쇠똥구리공원, 효문어린이공원, 풍남어린이공원 등 4곳이다. 모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직접 디자인한 놀이터들이다.

지난 6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쇠똥구리공원’ 놀이터를 찾았다. 이른 시간이어서 어린이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놀이터 중앙에 우주선처럼 생긴 동굴언덕이 눈에 들어왔다. 이 언덕은 동굴 같은 아지트를 원한 인근 초등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놀이시설이다. 길이 15m, 높이 2m의 언덕에 올라서 보니 입체감이 느껴졌다. 주변에는 집라인과 바구니 그네 등을 설치해 놓았다.

덕진공원 옛 수영장 터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놀이·학습·체험·휴식을 즐길 수 있는 ‘맘껏 숲 놀이터’가 들어섰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자연을 벗 삼아 놀 수 있는 ‘맘껏숲’과 실내 놀이 공간 ‘맘껏하우스’가 있다. 이날 아빠와 함께 놀이터를 찾은 정채윤양(6)은 숲속 전나무를 이용해 지은 나무집을 오르내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채윤양 아버지는 “딸아이가 이 놀이터에만 오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며 “스스로 놀이를 하며 모험심을 키울 수 있게 놀이터를 조성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예수병원 어린이집 원아 30여명도 이날 맘껏 숲 놀이터를 찾았다. 선생님들을 따라 종종걸음을 하던 어린이들은 숲속에 온갖 놀이시설이 보이자 금세 흩어져 뛰어갔다. 나무집에 올라가 그물망 다리를 건너던 어린이 몇 명이 아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물망을 타고 오르던 한태민군(7)은 “처음 보는 놀이기구들이 많아서 너무 신기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면서 “매일 이곳에서 놀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화 예수병원어린이집 원장은 “시청 홈페이지에서 숲 놀이터를 예약하고 왔다. 놀이터에 체험공간이 많아서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한다”면서 “특색 있는 놀이 시설들을 갖춘 공공 놀이터가 많이 생겼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곳들도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선 전주시 놀이터조성팀장은 “유네스코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은 전주시는 어린이들과 함께 아동의 놀 권리 회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면서 “앞으로 관내 160개 놀이터를 탈바꿈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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