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없는데 장비만 지원.."실속 없는 소부장 육성"

김영민 2021. 6. 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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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수출을 규제한 지 2년이 다 돼갑니다.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을 국산화하는 건 여전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수출 갈등 이전에 17%대였던 소재.부품 분야 일본 의존도는 올해 들어 15%까지 떨어졌습니다.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정부가 이 소부장 육성에 쓰는 예산도 2년 전보다 배 이상 늘어 2조5천억 원이 넘습니다.

문제는 실속인데 수입선이 다양해지면서 일본 의존도는 낮아졌지만 소재·부품의 대일 적자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물론 1,2년만에 성과를 내긴 어렵지만 '소부장 국산화'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연구개발 장비를 지원하면서 그 실적을 홍보하고 있는데, 정작 연구소들은 이 장비를 놀릴 처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76년 설립된 한국화학연구원.

소재·부품 산업의 핵심 연구기관 가운데 하납니다.

올해만 정부 지원으로 신규 설치되는 연구개발 장비가 25대, 90억 원 규몹니다.

그런데 새로운 장비가 들어올 때마다 연구원들은 막막합니다.

장비를 운용할 연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재흥/한국화학연구원 연구위원 : "장비는 구축이 됐는데 이것을 운영할 인력이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기존에 있는 인력을 활용해서 새로 구축된 장비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연구소들도 마찬가집니다.

정부가 소부장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연구소는 모두 32곳.

매년 8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비만 들여놓고 인력 지원이 뒤따르지 않다보니 제대로 연구 개발이 될 리가 없습니다.

[문두경/건국대 공과대학 교수 : "정책이 문제죠. 인력이 없는데 아무리 돈을 푼다고 되나요? 연구소의 인력도 사실 부족하고 연구소 인력 부족하니까 신진 연구원은 못 뽑잖아요."]

그런데도 실적 부풀리기는 여전합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지난 1년간 소부장 산업 육성 성과 발표자룝니다.

중소기업들의 기술 애로사항 3,100건을 해결했다고 자화자찬합니다.

확인해 보니 실제로 정부가 직접 지원한 건 270여 건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일본 수출규제 이전부터 공공연구소들이 해오던 성과들입니다.

[정부 관계자/음성변조 : "정부에서 성과를 발표할 때 기존에 했던 것들을 다 포함해서 발표하는 경우가 관행처럼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신규만 해서 새로운 성과를 발표하는 것은 쉽지 않은..."]

매년 투입되는 예산만 수조 원.

그러나 지원이 보다 내실 있게 추진되지 않으면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의 길은 쉽게 열릴 수 없습니다.

KBS 뉴스 김영민입니다.

김영민 기자 (publ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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