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별풍' 쏜다..SNS 강타 '후원 기능' 당신의 생각은

홍성용 2021. 6. 8.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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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서 도입한 '슈퍼챗' 기능
유튜브 창작자에 일정액 전달
틱톡·트위터 '후원하기' 운영
편향·극단 콘텐츠 양산 막을
빅테크 기업 정화기능 필요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와 틱톡부터 트위터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크리에이터에 대한 '후원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크리에이터와 팬의 관계를 강화해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한편 후원의 일부를 수수료로 전환하면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다만 자신의 팬덤에만 호소하면 이뤄지는 후원 기능을 통해 점차 편향되고 극단적인 정보를 담은 콘텐츠를 양산하는 역기능이 발생한다는 점은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017년 구글이 도입한 후원 기능인 '슈퍼챗(SuperChat)'은 유튜브 시청자가 채널을 운영하는 창작자에게 후원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일정 금액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슈퍼챗은 국내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의 수익 모델인 '별풍선'과 비슷하다. 슈퍼챗은 시청자의 자율 의사에 따라 1000원부터 최대 50만원까지 보낼 수 있는데, 시청자가 슈퍼챗을 보내면 금액과 아이디가 채팅창에 표시된다.

8일 유튜브 통계 분석 전문업체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튜브 채널 중 슈퍼챗 1위를 기록한 채널은 '가로세로연구소'였다. 지난해에만 7억5000만여 원을 벌었다. 이 밖에도 정치 관련 유튜브 채널만 5개가 상위 10위권에 들어갔으며, 이들은 대부분 2억원이 훌쩍 넘는 후원을 받았다.

특히 가로세로연구소는 2017년 후원 기능을 출시한 이래 4만9000건이 넘는 후원을 받으며 누적 후원금 13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전 세계로 확장하면 일본에서 버추얼 유튜버로 활동하는 채널이 지난해 슈퍼챗 순위 1~4위를 기록하며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글로벌 1~3위인 '코코(Coco)' '루시아(Rushia)' '페코라(Pekora)' 채널은 지난해에만 슈퍼챗으로 총 41억6000만원가량을 벌었다. 버추얼 유튜버(브이튜버)는 '모션 캡처'로 만든 가상 캐릭터에 실제 성우 목소리를 입혀 먹방부터 게임, 댄스, 소통까지 기존 유튜버들이 다루던 모든 분야 콘텐츠를 만든다. 일본에서는 홀로라이브(Hololive)를 비롯한 브이튜버를 생성하고 관리하는 전문 소속사도 다수 생겼다.

전 세계 대표 숏폼 플랫폼 틱톡도 최근 국내 서비스에 후원 기능을 도입했다. 틱톡 후원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터에게 미리 결제한 틱톡 코인을 제공하는 형태다. 유튜브보다 후원 한도는 더 높다. 틱톡 코인의 하루 충전·후원 한도는 95만원(약 850달러)이다. 단 라이브 방송은 만 16세 이상부터 가능하고, 만 19세 이상 이용자부터 코인을 구매해 후원할 수 있다.

트위터도 지난달부터 베타 서비스로 '후원하기(Tip Jar)' 기능을 시범운영하기 시작했다. 트위터 앱 이용자라면 누구나 프로필 페이지 우측 상단의 '후원하기' 아이콘을 눌러 크리에이터나 저널리스트, 전문가에게 후원할 수 있게 됐다. '후원하기' 아이콘을 누르면 사용 가능한 결제 서비스 목록이 표시된다. 하지만 이 같은 후원 기능을 통한 팬덤 형성 과정에서 편향적인 성격을 띠는 콘텐츠가 다수 생산되는 것은 주요한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유튜브에서는 욕설이나 폭력, 선정성, 테러, 가짜뉴스 같은 성격의 영상에 '노란딱지'를 붙여 수익 창출을 금지하는데, 그러한 채널들이 요새는 슈퍼챗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국내에서는 극단적 정치 성향을 띠는 유튜버들이 주로 슈퍼챗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생산과 노출이 더 많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튜브에서는 편향성을 더 강화하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판을 친다"며 "혐오를 양산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많아 노란딱지가 붙더라도, 자신의 팬들만 만족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슈퍼챗으로 수익이 들어오니 일단 '지르고 본다'는 콘텐츠도 많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 막 후원 기능을 도입한 틱톡이나 트위터도 유튜브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며 "빅테크 기업의 자체 정화 작용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정부 차원에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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