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KB증권 기소.."라임판매 감독 소홀"
검찰이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라임 펀드의 불완전 판매와 돌려막기 등에 가담한 KB증권 직원들을 수사한 뒤 재판에 넘겼다. 주의,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KB증권 법인도 양벌 규정에 의해 재판을 받게 됐다.
8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는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KB증권 델타솔루션부 팀장급 직원 1명을 구속기소하고 판매부서 부장, 팀장, 본부장 등 4명 및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직원들의 범행에 대한 주의와 감독 의무를 소홀했다는 이유로 KB증권 법인도 양벌 규정을 적용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KB증권은 라임 측과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맺고 라임 펀드를 판매했던 증권사다. TRS는 증권사가 펀드를 담보로 제공하는 대출 성격의 자금이다. 델타솔루션부는 KB증권 내 TRS를 운용한 부서다.
검찰 수사 결과 KB증권은 라임 펀드 판매 관련 투자제안서와 다른 내용으로 불완전 판매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소된 KB증권 직원들은 'A등급 우량사채에 투자된다'는 제안서 내용과 다르게 라임 펀드가 무등급 사모사채에 투자된 정황을 알면서도 이를 감추는 식으로 167억원 가량의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라임 펀드의 현금 유동성 부족 문제가 발생하자 증권사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펀드 돌려막기를 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부실이 발생한 라임 펀드의 환매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또 다른 펀드에서 자금 576억원, 신규 자펀드를 통해 조달한 자금 603억원 등 총 1180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델타솔루션부 팀장 A씨는 라임 펀드 투자를 통해 알게 된 직무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라임 펀드의 투자 대상 회사와 자신이 실질 주주로 있는 법인 간 자문계약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총 3회에 걸쳐 4억원의 부당 이익을 올렸다. 그밖에 이들은 총 11개의 펀드를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겐 "펀드 판매수수료는 없다"고 안내했지만 라임 등 자산운용사로부터 우회적으로 판매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KB증권 법인은 이와 같은 직원들의 사기적 부정거래 등 범행을 방지하기 위한 주의, 감독의 의무를 소홀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동일한 이유로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법인을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검찰은 "금융투자상품의 설계, 운용, 판매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증권 측은 "당사와 관련 직원들은 라임 펀드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거나 불법 운용에 관여한 바 없고 회사는 직원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며 "향후 재판 절차에서 검찰 주장이 사실과 다름을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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