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더 걷힌 세수 33조.. 추경에 쓰인다

4월까지 국세 수입 133조4000억
법인세·부가가치세 증가 영향
경제전문기관 "재정혁신 필요"

올해 4월까지 걷힌 세금 규모가 1년 전에 비해 약 33조원 더 늘었다. 늘어난 추가 세수는 국가 재정 적자를 메우는 게 아니라, 대부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경제연구기관들은 "당분간 확장재정은 필요하다"면서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정혁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올 4월까지 국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2조7000억원 늘어난 133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세수가 늘어난 것은 경기 회복으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가 각각 8조2000억원, 4조9000억원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자산시장 활황으로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3조9000억원, 증권거래세는 2조원 가량 각각 늘었다. 이외에 고(故) 이건희 삼성회장 유족의 상속세 납부로 상속세도 2조원 늘었다.

지난해 1~4월에 납부했어야 할 세금을 올해로 유예하면서 세수가 더 증가한 영향도 있다. 이로 인한 세수 증가분은 8조8000억원이었다. 기재부는 이런 과세 유예분을 제외한 국세 증가액은 23조9000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및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로 올해 1~4월 총지출(234조원)은 전년 대비 24조3000억원 늘었다. 다만 세수 호조로 적자 폭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통합재정수지는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7조원 줄어든 16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4월 말 현재 40조4000억원 적자다.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16조1000억원 줄었다. 그러나 4월 기준 국가채무 잔액은 880조4000억원으로, 3월 말(862조1000억원)에 비해 18조3000억원 늘었다.

정부는 이번 추가 세수를 활용해 2차 추경을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네 차례 추경으로 66조8000억원을 편성한 데 이어 올해 3월 14조9000억원 추경을 편성한 것에 연이어 또 30조원 규모의 추경에 나서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에도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키로 했다.

경제전문기관들은 악화하는 국가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합리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월간 재정동향 6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중기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증가 등 재정여건을 감안해 지속 가능한 재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합리적 수준에서 세입 기반을 최대한 확대하되, 지출구조 혁신을 병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지출분석센터 측은 "해외 주요국의 재정운용방향을 보면 다수 국가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경제성장을 위한 재정운용을 강조하고 있고, 재정의 지속가능성 측면 또한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재정 효율성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재정을 위한 중장기적 재정운용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