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법원법 개정안 국회 문턱 넘나..지휘관 재량권 축소 등 담아

김귀근 2021. 6. 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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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재판개입 소지 관할관제 폐지·군검사 지휘권 행사도 제한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군사법원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요청했다. 사진은 서울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2021.6.7 shin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공군 여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사법 체계에 대대적 손질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군사법원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8일 '군 성범죄 근절 및 피해자 보호 혁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개선안 마련에 착수했다.

군 안팎에서는 현행 군사법 체계로는 군사법원의 독립성이나 군 범죄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일차적으로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군검찰·군사법원이 모두 지휘관에게 종속돼 불공정한 수사와 재판이 이뤄지기 쉬운 만큼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작년 5월 군사법원법 일부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는데 현재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다.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개정안을 재차 입법한 것이다.

군사법원법 개정안을 보면 지휘관의 재량권을 크게 축소하고, 군검사는 국방부 장관과 육·해·공군총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도록 하는 등의 조항이 눈에 띈다.

먼저 국방부 장관 및 부대의 지휘관 등이 관할관을 맡아 심판관을 임명하거나 재판관을 지정하는 등의 확인조치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관할관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법률은 고등군사법원 및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을 모두 국방부 장관이 맡고, 나머지 31개 보통군사법원의 관할관은 해당 지역에 있는 부대 지휘관이 맡도록 했다.

관할관은 군사법원의 행정사무를 관장하면서 심판관 임명권과 재판관 지정권을 갖고 있다. 심판관은 지휘관이 임명하는 장교를 말한다. 지휘관은 이 장교를 통해 재판에 관여하는 구조다.

특히 지휘관은 선고된 형의 3분의 1 미만의 범위에서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는 확인조치권을 행사한다. 재판에서 제 식구 감싸기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 군사법 제도의 판결 승인권과 판결 확인권에서 유래된 관할관 제도는 군 지휘관의 지휘권 보장 차원에서 인정되어 왔지만, 지휘관의 의사에 따라 재판이 이뤄져 군사법원의 독립성과 공정한 재판 원칙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강했다.

또한 개정안은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총장 소속의 검찰단을 설치하고, 군검사에 대한 구체적 지휘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았다.

장군이 지휘하는 부대에 보통검찰부가 설치되어 있으나,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총장 소속으로 검찰단을 두는 것으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방부 장관 및 각 군 총장은 군검사를 일반적으로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관해서는 소속 검찰단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했다.

현재는 보통군검찰부가 보통군사법원이 설치되어 있는 부대를 비롯해 편제상 장군이 지휘하는 부대에 설치되어 있다. 고등검찰부도 국방부와 각 군 본부에 설치됐다.

이로 인해 군검사는 지휘관의 수사 감독 및 지휘를 받게 되어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군판사와 군검사가 보직순환제도로 독립성이 확보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군판사로 1∼2년 정도 근무하면 지휘관의 법무참모나 군검사 등으로 보직이 변경되는 등 군판사로서의 전문성 확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휘관이 해당 군판사의 보직을 자의적으로 변경하는 경우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법사위는 검토보고서를 통해 "개정안의 취지는 평시에 군검사가 부대의 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도록 하여 군검찰의 중립성을 강화하고 군내 사건·사고를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개정안은 장병의 재판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자 군사재판 항소심을 서울고등법원으로 이관하는 조항도 있다. 다만,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더라도 항소심 공소 유지는 군검찰이 담당한다.

국방부는 "그동안 국회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제 식구 감싸기, '군 온정주의' 재판 시스템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단급 이상 부대에 설치되어 1심 군사재판을 담당하던 보통군사법원을 폐지하고, 국방부에 각 군 군사법원을 통합해 중앙지역군사법원 등 5개 법원을 설치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있다.

국방부는 "1심 군사법원을 국방부 소속의 지역 군사법원으로 운영하면 군판사가 지휘관으로부터 독립해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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