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콰이어트 플레이스2' 전편의 기대는 살짝 내려놓고 봐야

이유나 2021. 6. 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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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을 이길 수 있는 시퀄은 찾아보기 힘들다. '에일리언2' 정도를 들 수 있을까. 동일한 분모의 괴수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전편의 신선한 매력을 넘지 못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이어지는 시리즈는 여전히 짜릿한 스릴감을 선사하며, 더 큰 세계의 디스토피아를 과감하게 관객들에게 펼쳐보인다.

2018년 개봉된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소리를 내면 괴생명체가 공격해오는 신선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그린 영화.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6%, 전 세계 3억 4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제작비 대비 20배에 달하는 흥행성적을 거뒀다. 속전속결로 속편 제작이 추진된 영화는 2020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때아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무려 1년이나 개봉이 미뤄졌다. 지난 5월 28일 북미 개봉한 영화는 2021년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4,838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개봉 4일차의 스코어만으로 2021년 북미 전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는 놀라운 흥행 저력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대중의 기다림이 컸던 덕이다.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지난 2018년 개봉 당시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개봉 시기가 겹쳐 빛을 보지 못했지만 추후 VOD로 풀리면서 입소문을 탄 영화는 뜨거운 기대 속에서 베일을 벗게 됐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감독 존 크래신스키)는 DAY 1, 괴수가 세상을 장악하게 된 전사가 담긴 스릴 넘치는 오프닝으로 막이 열린다. 여느 날과 다름없는 평화로운 오후, 운동장에선 아이들의 야구 경기가 펼쳐지고 있고 부모들이 저마다의 자식들을 응원하러 운동장을 찾았지만 하늘에 울려퍼진 굉음을 기점으로 인류는 반 멸망 수순에 접어들게 된다.

거대한 거미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괴수는 시각기관이 존재하지 않아 오로지 청각으로만 인간의 존재를 감지하고 공격한다. 외계에서 온 정체불명의 괴수들은 평화롭던 거리를 한 순간에 초토화시킨다. 사람들이 찍 소리도 못내고 죽어나가는 가운데 서로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에보트 가족들이 눈을 감으며 안도하는 순간, 영화는 DAY 484로 넘어간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전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곧장 이어진다. 마커스(존 크래신스키)의 희생으로 살아남은 가족들은 괴수와 맞서 싸우고,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한 집을 떠나 밖으로 나아간다. 이들은 그동안 넘어가보지 못한 길을 넘어 거대하고 낙후된 공업지대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과거의 인물을 만난 가족은 여전히 바깥 세상에 도사리고 있는 괴수들과 맞설 채비를 한다.

전편이 위기 속에서 더욱 은은하게 불을 밝히는 마커스와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부부의 사랑과 아이들을 지키려는 부부의 가족애를 중점으로 다뤘다면, 이번 속편은 딸 레건(밀리센트 시몬스)과 아들 마커스(노아 주프)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괴수들의 약점은 진작에 전편에서 다 까발려졌다. 더구나 아버지를 잃었다. 이제 가족을 지켜야 하는 건 자신들의 몫임을 깨달은 아이들은 더이상 어른들에 의존하지 않으려 하고, 더 과감하게 괴수의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용기가 지나치게 과하면 불편한 법. 위기를 생성해내는 아이들의 선택들 하나하나가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답답함이 더 앞서게 할만큼, 그 당위성을 헤아리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짜증이 치솟는다. 아이들이 각자 만들어낸 위기를 스스로 타파하지 않았더라면 할리우드 영화에서 숱하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민폐 캐릭터에 지나지 않았을테다. 새로운 인물 에밋 역으로 투입된 배우 킬리언 머피 역시 아이들이 저지른 난장을 수습하는 역할 이상의 활약을 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전편에선 에보트 가족을 제외하고 등장하는 생존자는 아내를 잃은 노인 한 명뿐이었다. 생존자가 드문 것이 오히려 관객들의 공포감을 드높인 요인이 됐지만, 이어지는 속편에서는 여러 생존자가 등장하면서 긴장감도, 공포감도 지리멸렬하게 분산되고 말았다. 한 편의 '워킹데드' 에피소드를 본 듯한 익숙한 스토리라인도 아쉬운 지점이다. 중간중간 관객을 놀라게 하기 위해 심어놓은 장치들도 진부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시종 예상 가능하게 흘러가는 서사 끝에는 무지근해진 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통쾌한 한 발, 아니 두 발의 총성이 울려퍼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전편으로 비롯된 기대감을 살짝 내려놓고 본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 영화다. 97분의 짧은 러닝타임조차도 미덕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6월 16일 개봉.

YTN star 이유나 기자 (lyn@ytnplus.co.kr)

[사진 제공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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