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탈원전 외치더니..정부 "올가을 소형원전 개발"
빌게이츠 언급한 SMR 주목
3세대 소형원전 예타 추진
차세대 원전기술력도 확보
정책방향따라 과기부와 협업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등
국내 신규원전 증설엔 신중
한미 동반 수출 방안이 논의된 후 탈탄소 핵심기술로 꼽히는 원전 소형화 및 차세대 원전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한국도 기술 확보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문승욱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가을에 소형 원전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쟁자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원전 기술 경쟁력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국내 원전 증설은 안전성을 확보한 이후에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긴 시간이 걸리겠지만 차세대 원전 개발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소듐(액화 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소형 모듈 원전(SMR)을 건설하겠다고 밝히며 차세대 소형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도 기술 확보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SMR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은 규모가 300㎿(메가와트) 이하인 소규모 원전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경제성 문제로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란 공동 목표가 생기며 부상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청정 에너지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 장관은 "한국이 SMR를 그동안 전혀 연구하지 않은 것은 아니며 기존 경수로를 축소한 3세대형과 차세대 원전이라 하는 소듐 냉각로 등 수십 가지 차세대 원전이 연구가 되고 있다"며 "게이츠가 언급한 원전은 4세대인 차세대 원전이고 미국 뉴스케일이 추진하는 건 3세대형 원전인데, 한국이 어떤 원전을 향해 가느냐에 따라 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정책 방향이 어떻게 결정되든 사용 후 핵연료, 안전성 확보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확보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되고 장기적 연구개발 측면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오고 있다"며 "향후 실증, 상용화 측면을 염두에 둬야 하므로 산업부와 협업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탄소제로에서도 침묵만 지키던 원전 역할에 대해서 처음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문 장관은 "국내에 원전 24기가 가동되고 있고 신한울 1·2호기가 완성되면 26기까지 늘어난다"며 "2050년에 원전이 11기로 줄어드는 것으로 계획돼 있는데 여전히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므로 탄소중립에서 원전 역할이 있을 것이고 60년간 가동하며 원전산업도 유지해나갈 수 있는 기회요인이 여전히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원전 수출로 기회요인을 확보하는 것도 정부가 열심히 해나갈 것이고 그 일환이 이번 미국과의 협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기존 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서 신규 건설·증설을 검토하는 등 완전한 탈원전 전환 정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문 장관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여부와 관련해 "정부는 원전 안전 부분이 담보되기 전까지는 다른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정책을 바꾸려면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합의, 진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데 단시일에 이런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장관은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핵심전략산업 공급망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부분은 초격차를 더욱 늘리고, 쫓아가는 부분은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다음달 'K-배터리 전략'을 발표하고, 연말까지 핵심산업 브레인 확보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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