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낙연 "경선 연기·개헌" 강조..반대하는 이재명 견제?

윤승민 기자 2021. 6. 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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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왼쪽)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권 대선주자들이 더불어민주당내 대선 경선 연기론과 함께 개헌론을 띄우고 있다. 경선 연기와 개헌에 선을 긋고 있는 여권 지지도 1위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협공해 판을 흔들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일정에 대한 당원들의 생각도 잘 감안해서 지도부가 책임있는 고민과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존 입장보다 경선 연기 필요성을 보다 뚜렷하게 밝히면서 개헌 필요성도 함께 강조한 것이다.

정 전 총리는 최근 화두가 된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하한을 40세에서 낮출 뜻도 밝히면서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제로 바꾼다면, 제가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이 됐을 때 임기를 1년 단축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개헌 필요성을 먼저 거론한 이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다. 그는 지난달 16일 광주선언에서 “생명권·안전권·주거권을 헌법에 포함시키자”며 개헌을 대선 의제로 띄웠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민 행복추구권 보장을 위한 기본권 개헌 토론회’를 열고 “토지공개념 강화 및 실질화를 위한 개헌,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하향을 포함한 개헌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경선 연기 및 개헌 주장은 이재명 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경선 연기론에 이어 개헌론으로 연이어 이 지사에게 공세를 펴는 것이다. 이 지사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당장 뒤집을 수 있는 요인이 보이지 않자 두 후발주자가 승부수로 개헌론을 꺼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개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지 않고 코로나19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개헌론이 힘을 받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사는 지난달 18일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 경국대전을 고치는 일보다 국민들의 구휼이 훨씬 중요하다”며 개헌론과 거리를 뒀다.

정 전 총리는 이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 후 “민생과 개헌 논의는 양립할 수 없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개헌) 제안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지난달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휼을 위한 제도가 헌법에 담기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라며 이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경선 연기 여부를 두고도 이 지사와 다른 주자간 전선도 확대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또다른 대선 주자인 이광재 의원과 경기도 17개 지방자치단체장과 만나 경선 연기론의 필요성과 기본소득의 문제점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경선과 관련해 “당에서 정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와 가까운 박홍근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예비후보 등록을 열흘 가까이 남기고 경선 연기론으로 당내 갈등을 촉발시키는 것은 당에는 무익하고 상대당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도 SNS에 정 전 총리를 향해 “지금의 룰을 지켜야 한다고 가장 강력하게 말하는 큰 정치인이기를 기대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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