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개장도 안했는데..' 무더위 속 제주 해수욕장은 인파로 '넘실'

박미라 기자 2021. 6. 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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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주말이었던 지난 6일 오후 제주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이미 차량으로 가득 차 빈틈없는 주차장에 렌터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진입했다.

정식 개장도 하지 않은 해수욕장에는 물놀이와 모래놀이를 하는 가족, 연인, 친구 단위 이용객으로 가득했다. 백사장에는 이들이 가져온 각종 텐트와 돗자리, 파라솔들이 늘어서 있었다. 협재해수욕장 바로 옆 금능해수욕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거리두기를 하느라 한산한 마을 거리 풍경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6일 제주에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협재해수욕장이 이용객으로 붐비고 있다. 박미라 기자

8일 낮 12시쯤 제주 동부지역에 있는 함덕해수욕장. 관광객이 적은 화요일임에도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로 북적였다. 다음 달 공식 개장을 앞둔 제주지역 해수욕장이 이미 휴가철 못지않은 규모의 인파로 북적대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잠정 집계 결과 지난 주말(금~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1만7800여명으로, 하루 평균 3만9000여명에 이른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인 2019년 수준이다. 지난달도 112만명이 제주를 방문했다.

최근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내보다는 야외 관광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30도를 육박하는 더운 날씨가 관광객을 해변으로 이끌고 있다. 제주지역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돼 공영관광지 입장인원이 정원의 3분의 1로 제한된 만큼 관광지 선택지도 줄어들었다.

제주도가 지정한 12개 해수욕장의 공식 개장일은 다음달 1일이다. 제주도는 거리두기 유지 등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6월20일 전후에 이뤄졌던 조기 개장, 오후 10시까지 운영했던 야간 개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제주도는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신체에 부착하면 체온 변화가 표시되는 체온스티커, 체온 측정 후 정상으로 확인되면 배부하는 안심손목밴드, 해수욕장마다 부여된 고유번호로 전화를 걸면 간편하게 방문이력과 전화번호가 등록되는 안심콜 등도 준비하고 있다. 안전요원도 280여명 투입된다.

하지만 이미 여름 휴가철 못지않게 인파가 몰리면서 해수욕장이 사실상 코로나19 방역과 안전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차장 등에서는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물놀이 중에는 마스크 쓰기가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텐트나 돗자리 사이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다. 문모씨(50·제주)는 “한림에 볼일 있어 왔다가 잠시 협재해수욕장에 들렀는데 주차장 주변부터 차가 막히고 사람이 너무 많아 해수욕장이 개장한 줄 알았다”며 “코로나19가 좀처럼 잡히지 않아 거리두기 2단계도 연장된 것으로 아는데, 해수욕장이 아무런 제재없이 사람으로 붐비는 것을 보니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31일부터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했고, 오는 20일까지로 한차례 연장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개장 전인 만큼 밀접 접촉 실내 공간인 탈의실, 샤워실 등은 이용할 수 없다”며 “해수욕장 이용객들 스스로 최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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