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대신 오토바이에 실린 택배박스..노조원 많은 우체국, 배송 지연

오진영 기자, 김주현 기자 2021. 6. 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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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대문우체국에는 22년 경력의 한 집배원은 바쁜 손놀림으로 택배 물품을 배달용 오토바이에 옮겨 실었다.

안영준 택배노조 서대문우체국지회장은 "위탁배달원 한 명이 하루 190여개의 물품을 배송하는데 우리가 분류작업을 하지 않고 우체국이 직접 분류한 물품만 배송하면 (배송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며 "오늘부터 우체국택배를 이용하시는 일부 고객 분들은 배송일이 최대 1~2일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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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대문우체국에는 22년 경력의 한 집배원은 바쁜 손놀림으로 택배 물품을 배달용 오토바이에 옮겨 실었다. 택배를 맡아야할 택배노조 소속 위탁배달원이 분류작업을 거부하고 2시간 늦게 출근해서다. 우체국은 이날 위탁배달원의 지연 출근에 대비해 소속 집배원 1만6000여명을 대신 투입했다.

택배 배송을 대신 맡은 집배원은 "짐이 적게 실리는 오토바이를 이용하는데 등기까지 맡아야 해 난감하다"며 "위탁물품까지 배송하려면 초과근무를 해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노조 소속 기사가 적고 자동분류장치 등을 도입한 택배사가 많아 '택배대란'으로는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우체국택배 등 일부 현장에서는 비노조 기사들의 부담이 늘고, 고객의 배송이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우체국택배는 최대 1~2일 배송지연…다른 택배사는 큰 혼란 없어"
8일 서울 서대문우체국에 택배물품을 실은 오토바이가 정차해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이날 서대문우체국에 머물러 있는 집배원들의 오토바이에는 평소보다 50% 이상 많은 물량이 실려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집배원은 "본부에서는 괜찮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보기에는 아무래도 배송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우체국택배는 공무원인 집배원과 특수고용노동자인 3500여명의 위탁배달원이 물품을 나눠 배송한다. 보통 일반우편물과 등기·소포는 우정사업본부 소속의 집배원이, 집배원이 소화하지 못한 택배는 물류지원단을 통해 위탁 계약된 위탁배달원이 주로 맡는다. 위탁배달원 중 2750명이 택배노조에 가입했는데, 택배사 중 가장 많다. 지연 출근의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우체국은 노조의 분류작업 거부를 불법 파업으로 간주하고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우체국택배 관계자는 "노조에 관련 공문을 발송한 상태"라고 했다.

안영준 택배노조 서대문우체국지회장은 "위탁배달원 한 명이 하루 190여개의 물품을 배송하는데 우리가 분류작업을 하지 않고 우체국이 직접 분류한 물품만 배송하면 (배송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며 "오늘부터 우체국택배를 이용하시는 일부 고객 분들은 배송일이 최대 1~2일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오늘 택배사·노조 등 2차 합의…"결과 보고 '늦출' 중단 여부 결정하겠다"
택배노조가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하며 단체 행동에 돌입한지 이틀째인 8일 오전 울산 롯데택배 울주터미널에서 물품을 옮기고 있다. 2021.6.8/ 사진 = 뉴스1

노조 소속 기사가 적은 택배사는 이번 단체행동이 물품 배송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 등 택배3사는 지난주부터 단체행동이 예고됐기 때문에 사전에 분류대체인력을 투입해 배송 지연에 대비했다는 입장이다. 인력부담을 줄여주는 휠소터(자동분류장치)가 도입된 CJ대한통운의 경우 아직 '택배 대란'이 발생한 지역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터미널에서 분류작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현재까지 '배송이 늦어졌다'는 고객 불편이 접수된 적은 없다"며 "기사들이 분류작업 거부하는 시간은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인데 이 물량은 분류대체인력을 1~2명 추가배치하거나 대리점주가 현장에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합의기구 2차 합의 결과에 따라 단체행동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1차 합의에서는 택배3사가 분류인력 6000여명을 투입하는 방안이 발표됐다. 그러나 노조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분류인력이 투입되지 않아 과로사의 주 원인인 분류작업을 택배기사가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택배사는 재원과 시간이 부족하다며 즉각적인 분류인력 투입과 휠소터 등 설비 도입은 어렵다고 항변한다. 업계 관계자는 "휠소터는 구매·유지비만 해도 연간 수백억원이 드는데다 분류인력 투입에 드는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며 "합의기구에서 도출된 결과를 존중하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현장에 즉각 반영이 가능한 것이 아니어서 택배사들이 유예기간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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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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