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걸, 유상철 애도→폐암 고백 "악화되면 수술받아야"[전문]

이게은 2021. 6. 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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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의학 전문기자이자 방송인 홍혜걸이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비보를 언급하며 폐암 투병을 고백했다.

8일 홍혜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상철 님이 췌장암으로 숨졌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사람들을 한껏 행복하게 해준 분이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며 먼저 애도를 표했다. 유 전 감독은 췌장암 투병 2년 만인 지난 7일 세상을 떠났다.

이어 "암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수명이 늘면서 세포도 늙고 손상받기 때문"이라면서 "안타깝게도 암도 운이다. 금연, 절주, 운동 등 아무리 노력해도 암의 3분의 2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랜덤 그러니까 무작위로 생긴다. 저명한 의사들도 암에 걸린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홍혜걸은 "저도 좌측 폐에 2cm 간유리음영이 있다. 조직 검사하면 백발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대한 지켜보면서 미루고 있다. 폐 절제가 사정상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제가 제주 내려온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도 처음 진단받은 후 많은 걸 내려놓았다"라면서 "그래서인지 최근 3년 동안 크기와 성상의 변화가 없다. 물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악화될 조짐이 보이면 결국 수술받아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홍혜걸은 암이 극복된 긍정적 사례를 함께 전하며 "결론은 그냥 즐겁게 살자는 거다. 집사람과 저는 선문답처럼 '감행조'란 말을 주고받는다. 매사 감사하고 행복해하고 조심하자는 뜻이다. 여러분도 감행조 하십시오"라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홍혜걸은 아내인 의사 겸 사업가 여에스더와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최근 여에스더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홍혜걸이 제주도에 머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홍혜걸 글 전문

유상철 님이 췌장암으로 숨졌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사람들을 한껏 행복하게 해준 분이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 암은 누구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수명이 늘면서 세포도 늙고 손상받기 때문입니다. 미처 진단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를 포함하면 2명 중 1명이 일생에 한 번은 암에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암도 운입니다. 금연, 절주, 운동 등 아무리 노력해도 암의 3분의 2는 세포분열 과정에서 랜덤 그러니까 무작위로 생깁니다. 수년전 존스홉킨스대의 수리모델을 이용한 연구결과입니다.

유상철 님의 췌장암이 그가 건강관리를 소홀해서 혹은 부모로부터 나쁜 유전자를 물려받아서가 아니란 뜻입니다.

인사이트 인터뷰로 초대한 저명한 의사들도 암에 걸립니다. 한 분은 혈액종양내과인데 백혈병에 걸리셨고 다른 한 분은 방광암으로 방광을 떼어내 밤에 2시간마다 소변보러 깨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도 좌측 폐에 2cm 간유리음영이 있습니다. 꽤 큽니다. 조직검사하면 백발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어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최대한 지켜보면서 미루고 있습니다. 폐 절제가 사정상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주 내려온 이유이기도 합니다. 암은 동일부위 동일병기라도 예후가 다릅니다.

암세포가 지닌 돌연변이 유전자가 각양각색이기 때문입니다. 1기암이라도 증식 빠르고 전이 등 침습 강하면 수술받아도 죽을 수 있습니다. 같은 사람의 암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암세포의 유전자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어제까지 듣던 항암제가 오늘 안듣는 이유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몸속에서 암이 생깁니다. 수십 조나 되는 세포들이 한두 달 주기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암세포=암”은 아닙니다. 면역이 암세포 증식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면역의 핵심은 올바른 섭생입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운동 열심히 하고 몸에 나쁜 걸 하지 않는 겁니다. 마음의 평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과로와 스트레스는 면역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증가시킵니다.

저도 처음 진단받은 후 많은 걸 내려 놓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3년 동안 크기와 성상의 변화가 없습니다. 물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느 때인지 모르지만 악화될 조짐이 보이면 결국 수술받아야 할 것입니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느 경우든 제 선택이니 후회는 없습니다.

희망적 사례도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장을 지내신 한만청 선생님입니다. 직경 14cm 간암이 폐로도 전이돼 두 차례나 수술받았습니다. 97년의 일입니다. 그런데 올해 88세임에도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계십니다 결론은 그냥 즐겁게 살자는 겁니다.]

집사람과 저는 선문답처럼 "감행조"란 말을 주고 받습니다. 매사 감사하고 행복해하고 조심하자는 뜻입니다. 여러분도 감행조 하십시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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