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은 현실..그러나 대선 5번 치러본 내가 적임자"

오연서 2021. 6. 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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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인터뷰 ④ 홍문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홍문표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4선, 올해 나이 74세.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문표 후보(충남 홍성·예산) 앞에는 ‘최연장자’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충남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등 당내에서 ‘잔뼈가 굵은’ 후보다. 그는 “대통령 선거를 다섯번 치른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강과 통합을 열쇳말 삼아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당 대표가 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가장 먼저 만나 최우선 과제로 합당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 있는 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홍 후보는 이른 아침 청주시의 당원들을 만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오랜 정치 생활로 군수·도지사·시의원 등 인맥이 있다. 그들이 움직이는 대의원이 몇십명”이라며 “이들을 찾아다니는 일정이 아직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당 대표로서의 과제를 묻는 말에 그는 ‘법’으로 대답했다. 홍 후보는 △청년청 신설 △소상공인 지원·육성법 △노인복지청 신설 등 본인이 대표발의한 법을 당론으로 정해 당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각오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연장자 후보다. 부담스럽지 않나?

“당 대표 후보 중 나이 제일 많은 내가 청년청 신설하자는 얘길 하는 게 맞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다. 나이 많은 후보가 내놓으면 정책이 아닌가? 세계를 움직이는 건 전부 실용주의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79세이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81세다. 그 사람들보고 나이 많아서 정책 잘못했다는 사람 없다. 박지원 국정원장이나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있지 않나. 실용주의 정치·경제에 대한 경륜은 하루아침에 바꾸면 안 된다.”

―이준석 돌풍이 매섭다. 이번 전당대회가 신진 대 중진 대결이라는 데 동의하나?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크다. (이준석 돌풍은) 현실이다. 이 현상이 잘 발전해 신구가 조화를 이루면 당의 발전에도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본다.”

―홍 후보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자신 있게 말한다. 어느 후보도 갖지 않은 게 딱 하나 있다. 대통령 선거를 다섯번 치렀다. 이회창 두 번, 이명박·박근혜·홍준표 대선 후보 때 선거 실무 책임자를 맡았다. 내가 당 대표가 돼서 경륜과 노하우 살리면 경험 없는 사람보다 나을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인가.

“우리 당이 자강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다. 국민 통합을 가시적으로 보여준 뒤 이를 우리 국민이 찬성한다면 그게 대한민국 지도자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가 된다면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일은 무엇인가.

“청년청 신설에 관한 법을 당론으로 정해 통과시킬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 복지에 18조를 쓰고, 11개 부처가 113개 사업을 한다. 그런데 청년 실업률은 계속 올라간다. 사업 113개 가운데 중복 사업이 34%다. 예산과 공무원이 중복되니 일의 효율성이 안 나오고, 생색만 내는 정책이 됐다. 청년청을 만들어서 예산, 정책, 정보, 교육, 이런 관련 업무를 청년들에게 맡기자는 것이다. 신혼부부에게 주택자금을 지원해주고, 지금은 지자체에서만 주는 출산지원금을 중앙 정부에서도 3000만원을 주자는 내용도 있다. 청년청 청장은 40대로, 차장은 30대로 할 것이다. 대학교수 등 경험이 많은 사람들로 꾸린 자문기구로 둘 것이다.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청년의 힘을 봤다. 청년 문제에 대해 정당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 ‘선거용’이라며 청년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정책 경쟁’을 중요시한다고 했다.

“정당은 누가 뭐래도 정책이 없으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가 없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육성법’도 냈다. 소상공인들이 내는 월세를 절반으로 감면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소급해서 지원해줘야 한다. 노인복지청 법안도 냈다. 자식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중원 확장’을 위한 복안이 있나.

“전국정당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호남은 우리가 뚫고 못 들어가고 있다. 중앙에서 내리꽂는 비례대표가 아닌, 호남 당원들이 공청회·토론회 등을 통해 투표로 직접 호남 비례대표 후보를 뽑게 하겠다. 그게 지방정치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어떻게 풀 것인가.

“지난번 지도부가 잘못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우리가 국민 앞에 ‘합당 약속’을 선언했어야 한다. 국민의당 쪽도, 우리 쪽도 합당 의사를 확인했다. 그러면 일단 선언 먼저 하고 나머지 실무적인 건 실무자들이 퍼즐을 맞춰가야 했다. 그런데 실무자부터 맞추라고 하니 안 맞는 것이다. 일의 순서를 모르고, 경험 없는 분들이 하다 보니 잘못된 것이다. 당 대표가 되면 안철수 대표를 가장 먼저 만나 합당 문제를 논의하겠다.”

―당내 계파가 존재하나.

“제가 가장 심각하게 보는 게 그거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이계·친박계·유승민계 이런 게 현실로 드러났다. 계파가 없다고 하면 국민이 그걸 믿겠나. 이 문제를 누가 정리해줘야 한다. 나처럼 계파 없이 나를 중심으로 정치하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면 계파 정치를 완화하고 시간이 가면 정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계파 속에서 성장한 사람은 그걸 못 벗어난다.”

―지금 후보들이 계파 후보라고 보나.

“물론이다. 매일 같이 계파를 가지고 논쟁하지 않나”

―나경원·주호영 후보를 향해 ‘실패한 장수’라고 했다.

“나 후보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열정적으로 싸웠는데 그 결과 얻어진 건 아무것도 없다. 전·현직 당직자 등 27명의 기소뿐이다. 나 후보는 항상 ‘내가 책임진다’고 해놓고서 자기는 국회의원, 서울시장, 당 대표 나오고 할 것 다 한다. 도대체 뭘 책임진다는 건가. 상당히 도취해 있다. 주호영 후보는 더 심하다. (지난 원내대표 때) 7개 상임위원장 협상을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절로 갔다. 열흘 만에 김태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찾아갔다. 그 상황에서 식당에서 막걸리가 넘어가고 밥이 넘어가나. 부끄럽거나 미안한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전쟁에서 실패한 장수를 또 쓰면 그 전쟁은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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