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세계경제, 인플레發 시한폭탄 터진다" 경고

신기림 기자 2021. 6. 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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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앞으로 몇 년 안에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인플레이션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올라 돌연 연쇄적 금리인상이 발생하면 막대한 부채로 성장을 일으킨 세계경제는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경고했다.

◇"인플레 인내하는 포용적 정책이 문제"

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공포를 무시한채 부양에 집중하는 것이 실수로 판명날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가 전망했다.

이 같은 도이체방크의 전망은 월가 이코노미스트와 연방준비제도(연준) 정책입안자의 컨선서스에서 크게 벗어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도이체방크의 경고는 이목을 집중시킨다.

도이체방크는 특히 완전하고 포용적인 경제 회복을 위해 인플레이션 상승을 인내하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새로운 프레임(정책틀)'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기 전까지 긴축에 나서지 않겠다는 연준의 의지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밝혔다.

도이체방크의 데이비드 포커트-란다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연준이 마침내 조치에 나서야 하는 경우에도 그렇게 하지 않고 (긴축을) 미루면 경제, 금융 활동에 더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전환을 연기하면 심각한 침체를 낳고 이머징마켓(개발도상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연쇄적으로 경제 고통을 일으킬 것이라고 포커트-란다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고했다.

연준 위원들은 현재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시적이라고 진단하며 공급차질과 기저효과와 함께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도이체방크는 공격적 부양 속에서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변했다며 연준이 대비하지 못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포커트-란다우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까지 1년 이상 걸릴 수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재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인내심은 우선순위를 사회적 목표로 전환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존경할 만하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무시해 전세계 경제를 시한폭탄 위에 앉혀놨다"고 비난했다.

인플레이션을 무시하면 특히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을 파괴하는 여파를 낳을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 AFP=뉴스1

◇"재정-통화 동시 부양…70년대식 인플레 재현"

물론 도이체방크의 전망은 다수의 이코노미스트 전망은 아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 대부분은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라는 연준의 의견에 동의하며 조만간 정책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츠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실업수당이 만료되면 앞으로 몇 개월 안에 고용시장으로 복귀하는 노동자들이 늘어 임금 상승압박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연준은 기존의 점진적 출구전략을 고수할 것이라고 하츠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하지만 연준의 이 같은 입장은 실수라는 것이 도이체방크의 견해다. 미 의회는 지금까지 팬데믹 관련 부양으로 5조 달러 넘는 지출안을 승인했다. 연준은 매월 채권매입을 통해 대차대조표를 2배 가까이 늘려 거의 8조달러로 불렸다.

도이체방크는 "재정과 통화 정책이 이처럼 통합적으로 확장된 것을 목격한 적이 없다"며 "실질 생산이 잠재 영역을 계속해서 넘어설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1970년대 경험했던 것과 유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10년 동안 평균 인플레이션은 거의 7%에 달했고 두자릿대를 기록한 경우도 허다했다. 폴 볼커 당시 연준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선제적이며 극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는 침체를 유발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전망했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 인상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세계 경제에 대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특히 이머징 경제국들은 금융 위기를 겪으며 높은 파이낸싱 비용이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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