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구매 논란 모든 책임은 저에게".. 고개 숙인 대구시장

박원수 기자 2021. 6. 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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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구매 논란과 관련 권영진 대구시장이 8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사과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

대구지역 의료단체에서 화이자 코로나 백신 구매를 주선하려던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사과했다.

권 시장은 8일 오후 대구시청에서 ‘화이자 백신 도입 논란 관련 사과문’을 발표해 “최근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정부의 백신구매를 돕기 위해 선의로 시작한 일이 사회적 비난과 정치적 논란을 야기하면서 우리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며 “이번 논란의 모든 잘못과 책임은 전적으로 대구시장인 저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문에서 권 시장은 화이자 백신 도입 과정과 사과문을 내게 된 배경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권 시장은 “올해초 메디시티 서 백신도입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을 때 한번 알아봐달라고 했고, 지난 4월28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독일에서 백신을 도입할 수 있으니 대구시 차원에서 구매의향서를 보내자고 제안했을 때 좀더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고 보건복지부와 협의하도록 했다”고 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협의 이후 구매의향서를 보내는 것까지는 대구시가 하도록 협의했다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전언을 듣고 사실관계 확인이나 추가 협의도 없이 대구시장인 제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보내주도록 했다”고도 했다.

권 시장은 “결국 6월3일 보건복지부는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제안한 백신 구매건은 공식 유통경로가 아니며 진위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백신도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경위를 밝혔다.

“이 일은 여기서 끝났어야 할 단순한 백신도입 실폐사례 중 하나”라고 규정한 권 시장은 “그러나 이것이 ‘가짜백신 사기사건’ 논란으로 비화된 원인을 제공한 것은 바로 저의 불찰”이라며 거듭 사과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달 31일 대구시가 의료계 대표들과 함께 백신 접종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지자체 차원의 백신 구매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 정부가 검토 중인 사안을 성급하고 과장되게 언급함으로써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되도록 자초했다”고도 했다 .

권 시장은 그러면서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되도록 한 점, 코로나와의 사투의 현장에서 1년이 넘도록 밤낮없이 고생하시는 지역 의료계를 힘들게 만들고 사기가 저하되도록 한 점에 대해서도 시민과 의료계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일로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예산이 집행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구매 사기설’ 또는 ‘백신 선입금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논란이 된 화이자 백신 도입 관련 의혹은 대구의 의료단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정부의 코로나 백신 도입을 돕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외국의 무역회사를 통해 화이자 백신 공동개발사인 독일의 바이오엔테크 측과 접촉해 3000만명 분의 화이자 백신 도입을 추진해온 것이 발단이 됐다.

이 과정에서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코로나 백신은 정부 차원에서만 도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올 4월 보건복지부의 직원들을 만나 백신 도입과 관련한 진행상황을 설명하고 자료 일체를 넘겨주었다.

권 시장은 대구시장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메디시티협의회에 작성해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일부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화이자 백신 도입 과정에서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만약 계약금이 넘어 갔다면 사기를 당한 것”이라거나 “대구시가 백신 사기를 당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백신 사기설’, ‘백신 선입금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는 “백신 자체에 신뢰성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백신 도입 추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이와 관련 지난 4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변인 성명에서조차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고 ‘대구시의 가짜 백신 해프닝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평가절하시킨 사건’이라는 요지의 브리핑을 하는 등 백신도입의 성공여부를 떠나 지역 의료계가 선의에서 한 노력을 왜곡하고 폄훼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반박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편 지난 3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사과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는 등 대구시의 백신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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