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 중요"..美, G7 '민주동맹'과 대중 '파상압박' 나선다

조소영 기자,정이나 기자 2021. 6. 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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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선언문에 대만·인권 거론될 듯..美·日 의지
유럽동맹 등 동맹복원해 중·러 견제 구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정이나 기자 = 미국이 세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호국가들과의 동맹체제를 굳건히 하는 한편 이들과 손잡고 중국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길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대만을 비롯해 홍콩,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등에 대한 민주주의, 인권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물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신실크로드)까지 논의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8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이번 G7 회의는 중국과 관련된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의하는 때가 마련될 것"이라며 "안보와 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 폭넓은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대처를 논의한다. 대만 문제 또한 이 자리에서 다루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G7 회의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영국 남서부 콘월에서 열리며 회원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을 비롯해 한국, 인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4개국도 초청받아 참석한다. 모두 미국과 우호관계에 있는 국가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국가들과 양자회담 등을 통해 동맹체제를 더욱 굳건히 하는 데 주력하는 것은 물론 대중(對中)견제에 나설 예정이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회의 공동 선언문에는 '대만해협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삽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문구가 삽입된다면 G7 정상 선언문에 대만해협이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된다.

앞서 G7 외교장관들은 5월 외교·개발 장관회의 후 공동성명을 통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외교장관 회의 때의 이 성명을 정상 선언문에도 반영하길 원한다.

이는 대만해협을 건드리는 것은 대만을 자국 땅으로 여기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원칙과 배치되는 것으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구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선언에는 인권에 대한 문구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홍콩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배제, 신장에서의 인권침해 등에 대한 염려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일본, 한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정리한 공동성명에 각각 대만해협에 대한 문구를 써넣었던 가운데 G7 회의에서도 이를 언급함으로써 주요국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문제를 상징적으로 삼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리적으로 멀어 안보상의 위협도 느끼기 어렵고 중국과의 경제적 연결을 중시해온 유럽을 이 문제로 끌어들이는 의의도 큰 듯하다"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미국은 지속적으로 대만 편에 서는 모습을 보이며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향한 중국의 분노도 들끓고 있다.

미국 연방 상원의원단이 백신 지원 등을 위해 지난 6일 당일 일정으로 대만에 방문했던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본토(중국)로서 미-대만 간 살라미 전술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사설을 냈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레드라인을 건드리는 살라미 전술"이라며 대만과의 관계를 확장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막기 위한 방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회의 참석 직후에는 벨기에 브뤼셀을 찾아 14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15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연달아 소화한다. 이 또한 G7 회의를 계기로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훼손한 유럽동맹을 복원하고 이 힘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한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내 유럽 방문은 미국이 세계 민주주의를 단결시키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내고 "이번 순방은 동맹국, 파트너 국가들에 있어 미국의 헌신을 구체화하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민주주의 역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의 코로나19 유행병을 종식시키든 가속화되는 기후위기의 요구를 충족시키든 중국과 러시아 정부의 피해를 입히는 활동에 맞서든 미국은 강력한 위치에서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예측하지 못한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능력을 향상하려면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며 "세계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은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세계의 개발을 지원하는 물리적·디지털·보건 인프라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자신이 주창한 미국의 인프라 투자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을 겨냥한 것으로 읽혔다.

현재 중국은 경제발전에 어려움이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와 지원을 약속하면서 일대일로 정책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갖는 취임 첫 미·러 정상회의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푸틴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개입, 해킹 문제 등으로 부딪혀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미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선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 칭하기도 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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