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 "기본소득 진보 진영 포퓰리즘 아냐"..보수권 논리 반박

진현권 기자 2021. 6. 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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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국민의힘 대선 주자 등이 기본소득을 놓고 연일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보수 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기본소득은 진보 진영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란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글을 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7일과 8일 서울대 경제학부 게시판과 자신의 SNS에 '기본소득제도를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경제학자들도 많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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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별 세금과 지원받는 금액 선별복지·기본소득 차 없어"
이재명 경기도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위 소득자들이 낸 세금으로 세금 안내는 하위 소득자만 선별해 차별적으로 수백, 수천만원을, 그것도 일을 적게 할수록 더 많이 주자'는 것이 유승민 전 의원의 공정소득 같다"며 "가난한 사람에게 몰아주자는 말은 도덕적으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현실정책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국민의힘 대선 주자 등이 기본소득을 놓고 연일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보수 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기본소득은 진보 진영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란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글을 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7일과 8일 서울대 경제학부 게시판과 자신의 SNS에 '기본소득제도를 지지하는 보수성향의 경제학자들도 많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교수는 이 글을 통해 "개인별로 정부에 내는 세금과 정부로부터 받는 돈을 계산해 볼 때 선별복지나 기본소득 사이의 차이가 거의 없고, 오히려 기본소득이 복지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멘큐 교수의 논리를 인용해 이같은 주장을 폈다.

기본소득 반대론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부자들에게도 왜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느냐"는 논리를 이론적으로 반박하는 설명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교수는 "기본소득제도를 처음 제안한 사람은 보수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시카고 대학의 프리드먼(M. Friedman)이며, 현재 기본소득을 지지하고 있는 경제학자들의 성향도 보수와 진보로 다양하다"고 지적하면서 "기본소득을 진보진영의 대표적 어젠다로 보는 것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경제학자인 맨큐가 서적 'Combating Inequality'의 공동 저자로 참여해 기본소득제도를 적극 지지한 사실을 소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맨큐는 정책A(선별 복지)와 정책B(기본소득)의 비교 분석을 통해 선별복지나 기본소득 방식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개인별로 정부에서 받는 돈과 정부에서 내는 돈을 뺀 금액을 계산해 보면 소득 수준이 어떻든 간에 A정책이나 B정책의 결과는 거의 같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예를 들어 부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다 하더라도 그만큼 세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선별 복지나 기본소득 간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사기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자신이 제시한 '공정소득'이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해법이라고 제시했다./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그는 끝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은 말도 안 되는 진보진영의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며 "그러나 보수의 아이콘인 맨큐는 선별적 지원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낫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맨큐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점과 관련한 그의 논리는 반박하기 힘들다고 결론을 내렸다.

해당 글이 게시된 서울대 게시판에는 기본소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학생들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WXXXX' 아이디의 작성자는 "기본소득제가 재정에 큰 부담을 줄까 염려돼 그동안 우호적이지 않았다"며 "맨큐의 논리를 부정하기 힘든 것에 동의한다. 학계에서의 수준 높은 논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가장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지식인으로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앱XX' 아이디의 학생은 기본소득의 현실적용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기본소득제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으며, 'CXX' 아이디 작성자는 "프리드먼이 기본소득도 주장했다는 건 조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사기성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자신이 제시한 '공정소득'이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해법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다음 대선에서 나는 사기성 포퓰리즘과 전쟁을 치르겠다"며 "기본소득은 불평등을 더 악화시키고 불공정하며 반서민적인 정책으로, 국민들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위 소득자들이 낸 세금으로 세금 안내는 하위 소득자만 선별해 차별적으로 수백~수천만원을, 그것도 일을 적게 할수록 더 많이 주자'는 것이 유승민 전 의원의 공정소득 같다"며 "가난한 사람에게 몰아주자는 말은 도덕적으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현실정책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비 내는 사람과 회비 혜택 받는 사람이 다른 계모임이 유지될 수 없는 것처럼 납세자가 배제된 차별적 현금복지정책은 조세저항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납세자도 성장 과실과 복지 분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이 현금 차별 지원(유 전 의원의 공정소득으로 읽힘)보다 동의가 더 쉽다"고도 했다.

jhk1020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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