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에 복리, 혜자!" 1020 뿔났다..'보험의 꽃' 종신보험의 배신

류영상 2021. 6. 8.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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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불완전판매 69.3%가 종신보험
민원 속출에 소비자경보 '주의' 단계
비과세·고금리 복리이자로 현혹
[사진 = 매경 DB]
# "판매인이 비과세 혜택에 복리이자까지 주는 저축성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안내자료에도 '저축 + 보험 + 연금'이라고 적혀 있어 초저금리 시대에 혜택 갑인 '혜자 상품'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뒤늦게서야 만기에 돌려받는 금액이 원금보다 적을 수도 있고, 내가 사망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장성 보험임을 알게 됐다. 가입 당시 20살을 갓 지났는데, 생각만 해도 화가난다."

# "○○은행 직원이 하는 브리핑영업에 참관했다. 직원들을 모아놓고 성희롱 예방교육을 짧게 한 뒤,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관이라 좋은 상품이 많다고 하면서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저축성상품으로 설명했다. 사업비를 많이 떼어 간다는 사실도, 내가 죽어야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이라는 말은 전혀 없었다."

# "보험 가입을 위해서 해피콜에 꼭 응답해야 한다고 해서 모든 질문에 '네' 라고 대답했다. 설계사가 말한 대로 대답했는데 알고보니, 내가 찾던 상품이 아니었다."

목돈 마련과 재테크 등에 관심이 많은 10~20대를 대상으로 종신보험을 고금리 저축상품으로 속여 파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은 8일 "종신보험은 사회 초년생의 목돈 마련에 적합하지 않다"며 종신보험 가입과 관련해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종신보험은 집안에 가장 등이 사망 했을 때 남은 유족들에게 생활비 등의 도움을 주기 위한 보장성 보험이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의 본질을 가장 잘 포함하고 있어 '보험의 꽃'으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불완전판매 관련 대규모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불완전판매 관련 보험 민원은 총 4695건으로 종신보험 비중(3255건, 69.3%)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종신보험 민원은 10·20대의 비중이 36.9%(1201건)로 전 연령층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30대 26.4%, 40대 16.0%, 50대 8.5%, 60대 이상 1.8%(연령 미입력 등으로 파악이 불가한 10.4% 제외) 순이었다.

젊은 층의 민원이 급증한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일부 법인 보험대리점(GA)에서 '브리핑 영업'을 통해 사회초년생을 종신보험 가입자로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브리핑 영업은 모집인이 직장 내 세미나, 워크숍 등을 통해 단시간 내에 상품을 설명하고,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다분하다. 실제 종신보험 관련 젊은 층의 민원 대다수는 보험설계사가 종신보험을 보장성보험이 아닌 저축성으로 설명해 가입을 유도했다는 내용이다. 보장성보험인 종신보험은 재테크 상품으로는 적합치 않다.

이와 관련 김범수 금감원 금융상품분석국 부국장은 "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민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민원 다발 보험사에 대해서는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보험사가 자체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도 하겠다"고 말했다.

보험 리모델링 시 주의해야 할 점은
# "집안에 일이 생겨 목돈이 필요한 터에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설계사의 컨설팅을 받고 기존 4.5% 예정이율의 종신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종신보험으로 갈아탔다. 담당 설계사가 경제적으로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던 터라, 믿고 있었는데 최근 관련 계약 변경으로 인해 2626만5487원 상당의 피해를 본 것을 뒤늦게 알고, 분통이 터졌다."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금감원은 종신보험간 리모델링 시 소비자가 체크해야 할 항목 3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보험 리모델링을 하면서 보험료 총액이 오르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새 보험에 가입하면 사업비를 중복으로 부담해야 한다. 보험료는 연령이 많아지면서 위험률도 높아져, 보험료가 오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또 보험 청약 시 가입이 거절될 만한 질병 특약은 없는지도 체크해 봐야 한다. 질병 이력이 존재하면 기존 종신보험에서는 보장받던 질병 특약도, 신규보험에서는 거절될 수 있다.

아울러 리모델링으로 예정이율이 떨어지지 않는지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대체로 과거에 판매한 보험상품이 최근 상품보다 예정이율이 높아 보험료가 저렴한 편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로, 예정이율이 높으면 보험료가 저렴해지고 예정이율이 낮으면 보험료가 비싸진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다수의 방송사들이 보험 포트폴리오 리모델링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경기악화로 보험료 부담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며 "하지만 보험상품 리모델링은 계약자의 위험 변화를 고려치 않는 경우도 많아, 계약자가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모델링 시 특정 보장을 해지하면 사고 발생 때 무방비로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면서 "종신보험 해지 후 건강보험 등으로 가입한 후 2년 안에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지 못한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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