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부사관, 위계질서의 최하위" 성적 농담 던지고 조롱·협박

정충신 기자 2021. 6. 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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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부사관은 부대 내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상 가장 하위 자리를 차지해서 '함부로 대해도 되는 대상'으로 취급됐다."

중령 이하 예비역 여군 모임인 젊은여군포럼(대표 김은경)이 7일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건의한 '군 조직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힘없는 여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근원적 문제 해결' 보고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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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질이 된 병영문화 폐습 - ② 강압문화 최대피해자는 여군

남자상관 性인지감수성 낮고

여군 지원·구제시스템도 부족

여군이 피해자인 부대내 사건

80% 이상은 성범죄와 관련

“여군 부사관은 부대 내 보이지 않는 위계질서상 가장 하위 자리를 차지해서 ‘함부로 대해도 되는 대상’으로 취급됐다.”

중령 이하 예비역 여군 모임인 젊은여군포럼(대표 김은경)이 7일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건의한 ‘군 조직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힘없는 여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근원적 문제 해결’ 보고서 내용이다. 상명하복의 ‘깐다면 깐다’식 강압적 군 문화인 ‘깐다이즘’의 최대 피해자가 여군 부사관이라며 개선 필요성을 공식 건의한 것이다.

8일 젊은여군포럼이 최근 세미나에서 공개한 ‘2018 군 여성 부사관 실태 보고서’ 따르면 군부대 내 ‘인권침해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는 긍정적 응답의 경우 장교는 86.9%, 부사관은 66.7%였다. 장교보다 계급이 낮은 부사관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답변이 20%포인트가량 높았다. 또 여성 부사관은 55.6%로 남성 부사관에 비해 10%포인트 정도 인권 침해 정도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대표는 “장교에 비해 부사관은 인권 상황이 열악하고, 여군 부사관은 여성, 그리고 부사관이라는 신분과 정체성이라는 이중 구조의 차별을 받고 살아간다”며 “‘까라면 깐다’는 비틀어진 위계질서는 아래 계급으로 갈수록 더 열악한 군 복무환경을 만든다”고 개선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최근 7년간 군사법원 판결문을 종합 분석한 결과, 여군이 피해자인 사건 죄목으로 강제추행·준강간 등 성범죄가 80%를 넘었으며, 피해자는 초임지에 부임하거나 장기복무 평가를 앞둔 하사·중사 등 부사관이 가장 많았다는 통계도 나왔다.

젊은여군포럼 보고서는 “가해자는 이 중사를 비공식 회식에 부르고, 제3자가 보는 차 안에서 성폭력을 가하고, 도망가는 피해자를 쫓아가면서 또 협박했다”며 “힘없는 대상이었기에 성폭력 피해 보고를 받은 부대 상관은 다시 술자리에 불러서 문제 삼지 말기를 종용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해자를 비롯한 동료들은 그녀를 비웃고, 가해자 가족들은 그녀에게 함부로 문자를 보냈다”며 “힘없는 대상이었기에 폭력사건이 일어난 부대와 새롭게 전출 간 부대의 대장도 그녀를 ‘문제아’ 취급했으며, 힘없는 대상이었기에 성고충전문상담관 보고를 받고도 공군참모총장에겐 ‘긴급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젊은여군포럼은 국방부 장관에게 △국방부, 각 군 성폭력 전담 기구의 실질적 업무 시스템 개발 △피해 여군의 신속한 침해 구제를 위한 독립지휘체계 개발 △지휘관 성인지 감수성 강화를 위해 ‘부대지휘검열’에 관한 조직진단 포함 △피해 여군 지원시스템 다각화와 장기화 필요성을 건의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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