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 유상철 데려간 췌장암, 조기진단 어려운 '침묵의 암살자'

홍석근 2021. 6. 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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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감독이 지난 2019년 12월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 힐튼에서 열린 '2019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포토상 수상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유비' 유상철이 7일 췌장암 투병 중 사망했다. 유상철은 지난 2019년 10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후 2년여간의 투병 끝에 사망했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워 생존율이 낮아 '침묵의 암살자'라고도 불린다.
■췌장암의 정의와 원인

췌장은 명치끝과 배꼽 사이 상복부에 위치한 일종의 소화기관으로서 각종 소화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해 장내 음식물을 분해하고, 혈당 조절을 담당한다.

췌장암은 췌장에서 발생한 악성 종양으로, 종양이 기원하는 췌장 내 세포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지만, 췌관 상피 세포에서 기원한 췌관선암이 전체 췌장암의 85~9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췌장암이라고 하면 췌관선암을 말한다. 췌장은 머리, 몸통, 꼬리의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췌장암의 대부분은 췌장 머리에서 발생한다.

췌장암의 위험인자로는 흡연, 만성췌장염, 고열량·고지질 식사, 남성, 50세 이상의 고령, 방사선, 화학물질, 오래된 당뇨병 등이 있다.

전체 췌장암 발생 중에서 흡연이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비율은 약 30%이며, 고열량·고지질 식이가 20% 정도를 차지한다.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것들은 일상생활에서 회피하여 췌장암을 예방해야 한다.

■65~85세 사이 고령층에서 발병

췌장암은 대개 65-85세 사이의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40세 이전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드물다.

우리나라에서 췌장암은 소화기암 중 위암, 대장암, 간암 다음으로 흔한 암이다. 2015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와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 참고자료에 따르면, 전체 암 발생 등록건수 총 21만4701건 중 6342로 전체 암종 중 발생등록분율 3%로 8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등록건수 및 등록분율이 남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40세 이전에는 매우 드물고 40대 이후 증가하기 시작하며 40대 4.9%, 50대 16.7%, 60대 26.6%, 70대 31.5%로 70대에 최고를 이루며 60대 이후가 총 76.8%를 차지한다. 향후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되면 췌장암 발생도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통, 황달, 체중감소 등 증상

췌장암의 증상은 무증상에서부터 복통, 황달 그리고 체중감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복통으로 대게 심와부에서 나타나며 동통의 양상은 지속적이고 등으로 방사되기도 한다. 종양의 위치에 따라 다른 증상을 보일 수 있는데 종양이 췌장의 머리에 위치한 경우 총담관을 침범하여 황달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고 췌장 몸통과 꼬리 부위의 종양은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어 병이 진행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체중감소는 식욕감소, 복통 또는 췌관폐쇄에 따른 흡수장애 때문에 나타나게 된다. 그 외에도 지방의 불완전한 소화로 인해 기름진 변의 양상을 보이는 지방변 또는 회색변 소견을 보이고, 식후통증, 구토, 오심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당뇨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한다.
■췌장암 조기 발견율 5% 이하, 조기 진단 어려워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율이 5% 이하로 매우 낮다. 그렇다면 건강검진에서 췌장 조직검사를 통해 췌장상피내종양을 진단하고 그것을 췌장암 예방이나 조기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대장암의 경우에는 건강검진에서 대장 내시경을 시행해 대장암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종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고, 실제로 선종이 발견되면 병변을 제거하고 추후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함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하거나 조기 발견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췌장의 경우 생검(조직검사)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생검 시술과 관련한 부작용이 대장내시경에 비해 잘 일어날 수 있다. 설령 췌장상피내종양이 진단된다고 하더라도 아직 암이 되지도 않은 병변을 제거하기 위해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췌장을 다 절제할 수도 없으므로 췌장의 전암성 병변을 췌장암 예방이나 조기 발견에 응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췌장암 발생빈도를 고려할 때 증상이 없는 일반인에 대해 혈액검사 이외에 췌장암 검사를 하는 것은 비용효과 면에서 아직 문제점이 많아 적극 권장되지는 않는다.
■만성췌장염, 췌장암 위험 16배 증가

비유전적 위험인자로 만성췌장염이 있는 사람은 췌장의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췌장암의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최고 16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위험성은 만성췌장염을 처음 진단받고 10년 이내에 특히 높다. 따라서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만성췌장염에 걸리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만성췌장염을 진단받은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췌장암, 정기적인 추적검사 필요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일과 채소 중심으로 식생활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며 적당한 운동도 필수적이다. 또한 금연, 고지방·고열량 식이를 피해야 한다. 오랫동안 당뇨병을 가지고 있거나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 만성췌장염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나 만성췌장염을 앓고 있다면 더욱이 관리의 중요성은 높아진다. 췌장암을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수칙은 없다. 일상생활에서의 위험요인을 피하는 것이 췌장암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70세 이상 노인이나 10년 이상 장기 흡연자, 만성췌장염 환자, 50세 이후 가족력 없이 당뇨가 생긴 경우, 췌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췌장암의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정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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