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소송에 보험료 미반환..삼성생명 민원 1위 오명 어쩌나

8일 금융소비자연맹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 민원 발생 건수(2만9172건) 중 삼성생명에서 발생한 민원이 5620건으로 전체의 19.3%를 차지했다. /더팩트 DB

생보사 전체 민원 중 19.3% 달해

[더팩트│황원영 기자] 4300억 원대 즉시연금보험 미지급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생명이 생명보험사 민원건수 1위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최근 보험금 부지급 논란 등으로 소비자의 불만을 산 게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보유 계약당 민원 발생량은 KDB생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8일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생명보험 민원 발생 건수는 2만9172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생명이 5620건으로 전체 민원의 19.3%를 차지하며 1위 오명을 썼다. 자체 민원만 떼고 볼 경우 3401건으로 전체 민원의 23.9%에 이른다. 이어 KDB생명 5142건(17.6%), 한화생명 3477건(12%)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현재 보험 가입자들과 크고 작은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쟁점은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이다.

앞서 2018년 금소연과 연금보험 가입자들은 삼성생명을 상대로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일시에 낸 보험료를 투자해 얻은 수익으로 매달 연금을 지급하고 만기가 돌아오면 전액 돌려주는 상품이다. 문제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매달 지급하는 연금에서 조금씩 돈을 뗀 뒤 이 돈을 모아 만기에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당초 지난해 10월 변론을 종결하고 올해 3월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삼성생명 측의 요구로 변론이 재개됐다. 이달 16일 11번째 변론이 종료될 경우 최종 판결은 7~8월 중 나올 예정이다. 미지급금 규모는 4300억 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보험금 부지급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부지급률은 보험료가 청구됐지만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금액의 비율을 말한다.

삼성생명은 보험 가입자의 장해등급 판정을 미루다가 등급 확정 후에도 보험료 납입 면제 기간 낸 금액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소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생명에 대한 소비자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상반기 중 보험금 청구 11만9370건 가운데 1444건을 부지급(1.21%)해 업계에서 가장 많은 부지급 건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금 부지급 논란은 금융감독원이 최근 기각 결정한 사안"이라며 "민원건수가 높아 보이지만 시장점유율 대비 민원점유율, 즉 가입자 당 환산건수로 계산하면 업계 중위권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실제 보유 계약당 민원 발생량으로 환산할 경우 삼성생명의 수치가 줄어든다. 생명보험사 민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와 외부 기관에 제기된 보유 계약 10만건당 분기별 민원 빈도는 삼성생명 7.5∼9.14건을 기록했다.

환산 기준 1위는 KDB생명으로 보유 계약 10만건당 민원 발생량이 분기별로 56.69∼60.34건에 달했다. 삼성생명 대비 약 7배 높은 수준이다.

이어 KB생명(11.85∼16.62건), 오렌지라이프(10.21∼13.91건), BNP파리바카디프(4.54∼20.67건) 등의 민원이 상대적으로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생보사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7.00∼7.14건, 8.18∼10.72건이었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