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담의 현장에서] 꺼지지 않는 '투자 광풍'의 결말은

2021. 6. 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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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이랑 카톡방에서 날마다 두슬라 수익을 인증합니다. 2주 사이에 투자금이 2배 됐다고 차 바꾼다는 친구까지 있습니다."

한 30대 직장인 투자자의 말이다.

밈 주식이란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 개인투자자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유행하는 주식을 말한다.

올해는 유난히 개인들이 고위험·고수익을 노린 투자 광풍에 휩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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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이랑 카톡방에서 날마다 두슬라 수익을 인증합니다. 2주 사이에 투자금이 2배 됐다고 차 바꾼다는 친구까지 있습니다.”

한 30대 직장인 투자자의 말이다. 최근 두산중공업은 한국판 ‘밈 주식(meme stock)’으로 떠올랐다. 밈 주식이란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 개인투자자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유행하는 주식을 말한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두산중공업과 테슬라를 합쳐 ‘두슬라’라는 별명까지 만들어내며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엔 두슬라에 탑승했다는 인증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도 개인들 매수세는 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이후 현재까지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은 두산중공업이었다. 이 기간 순매수 자금은 2949억원이었다. 개인은 장이 열린 24거래일 동안 20거래일을 순매수했다. 거래량도 폭증했다. 지난달 초 하루 거래량 300만주 수준이었지만 지난 7일엔 7800만주가 거래되며 한 달 새 20배가 늘었다.

이 같은 개인들의 뜨거운 매수세에 두산중공업 주가는 단기간에 급등했다. 지난 7일도 27.49% 상승한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중순 1만2000원 선이던 주가는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3배 가까이 폭등한 셈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폭등한 만큼 과열 논란을 피하긴 어렵다. 두산중공업은 7일 시가총액 13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과거 두산중공업이 중동 등에서 대규모 석탄발전소 수주를 따내며 활황을 구사하던 때 수준이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원전사업의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탈원전정책의 전환 여부조차도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미래 기대감만으로 현 주가를 정당화하긴 어려워 보인다.

올해는 유난히 개인들이 고위험·고수익을 노린 투자 광풍에 휩싸이고 있다. 연초엔 서학개미 열풍이 불며 테슬라를 집중 매입했다. 하지만 전기차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테슬라 품질 논란이 불거지자 주가는 힘을 잃었다. 실망한 개인은 가상자산으로 향했다. 가상자산에 ‘돈 복사기’란 별명까지 생겼고, 온갖 대박 신화가 퍼졌다. 가상자산으로 수억을 벌어 퇴사했다는 스토리에 너도나도 가상자산을 샀지만 일장춘몽이었다. 이내 각국 정부 규제가 쏟아지자 가상자산은 차갑게 식었다.

그 이후 개인은 자금이 흘러간 곳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스팩)이었다. 국내 상장된 스팩들이 특별한 호재 없이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최근엔 관심에서 멀어지며 동력을 잃은 모습이다.

그 이후 투자처를 잃은 개인의 투자 광풍은 두슬라로 옮겨온 모습이다. 두슬라 투자가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올해 이미 여러 투자 광풍을 경험했다. 광풍의 결말은 비슷했다. 눈앞의 광풍에 휩쓸리기보다는 지난 광풍이 주는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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