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18년 만에 치매치료제 승인..'기대 반 우려 반'

송연주 2021. 6. 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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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바이오젠·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을 우여곡절 끝에 7일(현지시간) 승인했다.

교보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효능 관련 반대 의견에도 FDA가 최종적으로 승인 결정을 내린 것은 미국 내 600만명이 넘는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보호자들의 현실적인 의료수요를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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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 항체치료제 아두카누맙 승인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목적으론 첫 허가
국내 전문가들 "임상 효능 한계..추가 임상서 검증돼야"
"6천만원 비용 대비 효과 회의적" vs "대체제 없는 신약 긍정적"
[실버스프링=AP/뉴시스]미국 매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본부의 지난해 12월 10일 모습. 2021.06.08.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바이오젠·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치료제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을 우여곡절 끝에 7일(현지시간) 승인했다. FDA는 시판 후 효능·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4상을 조건으로 해서 효능을 입증 못하면 허가 취소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아두카누맙은 지난 2003년 이후 18년 만에 나온 알츠하이머 신약이다. 또 알츠하이머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그를 제거하는 작용 기전으론 첫 신약이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축적되면 신경독성으로 인해 알츠하이머 병리 증상이 진행된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다. 지금껏 유력 글로벌 제약사들이 베타 아밀로이드를 공략하기 위해 임상개발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했다. 아두카누맙이 FDA 승인을 받았다는 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치료제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이 약은 임상적 효능에 대해 끊임없는 의심을 받아왔다. 2건의 임상 3상인 ‘EMERGE’(이머지)와 ‘ENGAGE’(인게이지) 중 인게이지 임상이 1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2019년 3월 바이오젠은 개발 중단을 발표했다. 이후 바이오젠은 2020년 10월 고용량 투여군에서 효능을 입증했다며 임상 결과를 수정 발표했다. 그러나 2건의 임상에서 상반된 결과가 나오며 효능이 완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 임상 모두 저용량을 투여한 환자에는 효과가 없었지만, 이머지 임상 중 고용량을 투여한 일부 환자에서 치매평가척도(CDR-SB)가 위약군 보다 22% 개선되며 인게이지 임상과 대조된 결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FDA 자문위원회는 작년 11월 아두카누맙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며 품목 허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자문위 소속 일부 의사들은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현재 아두카누맙의 승인을 뒷받침 할 설득력 있는 근거가 없다”며 승인 반대 의견을 냈다.

교보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효능 관련 반대 의견에도 FDA가 최종적으로 승인 결정을 내린 것은 미국 내 600만명이 넘는 알츠하이머 환자와 그 보호자들의 현실적인 의료수요를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진들은 이 약의 임상적 효능 한계에 대해 공감하며 4상 임상에서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봤다. 환자당 연간 6000만원 이상의 비용 대비 효과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한림대병원 신경과 이병철 교수는 “현재 대체 치료제가 없어 FDA가 조건부 허가에 가까운 승인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에 어느 정도 효능을 보인 약이 첫 허가를 받은 것은 치매 치료가 한 발짝 나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밀로이드 축적만 해결한다고 치매가 치료되는 건 아니다. 다른 병인도 많다”며 “연간 6000만원 이상이 치료비용으로 쓰일 텐데 비용 대비 효과적인지 회의적이다. 임상 4상에서 임상 증상 개선 효과를 검증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원광대 산본병원 신경과 석승한 교수는 “지금 임상 데이터가 효능을 나타내기에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베타 아밀로이드를 억제하는 기전의 첫 신약이다”며 “환자들에 새로운 치료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건 긍정적이다. 임상 4상에서 효능·안전성을 검증하고 고용량 임상을 확대하는 등 다른 요소의 검증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연구원은 “아두카누맙 승인 소식은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 전반에 활기를 부여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동안 중추신경계 질환은 높은 의료수요에도 다수 실패해 낮은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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