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찾은 해리스 미 부통령, 중남미 불법이민자에 "미국 오지 마" 경고

이윤정 기자 2021. 6. 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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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에 오지 마.”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사진)이 7일(현지시간) 중남미 첫 순방지인 과테말라를 찾아 미국행 불법이민자들을 향해 단호하게 말했다. 최근 미국 국경을 넘는 중남미 불법이민자가 급격하게 늘어나자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미 공영라디오방송(NPR) 등에 따르면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과테말라시티에서 알레한드르 잠마테이 대통령과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과테말라인들이 고국에서 희망을 찾는 것”이라면서 불법이민자들을 향해 “당신이 우리 국경을 넘는다면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대부분의 과테말라 국민들은 집을 떠나고 싶지 않지만 생존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믿는다”면서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불법 이주를 조장하는 것들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미국으로 도피할 수 밖에 없는 과테말라의 끔찍한 경제 상황과 정치 부패 등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행 위험한 여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분명하게 ‘미국에 오지 마”라고 말하겠다”며 “미국은 계속 법을 집행하고 우리 국경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반이민 강경 정책과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온정적 친이민 정책을 표방하자 중남미 이민자들이 대거 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 밀입국자를 추방하는 대신 시민권 취득을 하도록 길을 연 이민개혁법안을 내놓으면서 나홀로 밀입국을 시도하는 미성년자 행렬이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불법이민자 문제 해결을 해리스 부통령에게 일임한 상태다.

올해 4월에만 17만8000명 이상의 불법 이주민들이 미 국경을 넘었다. 월별 통계로는 2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들 이주자들 중 40% 이상이 북방 삼각지대로 알려진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으로 몰려드는 이민자 행렬이 집중된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미 3개국의 부패문제가 불법 이민자 증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보고, 미국 유입을 줄이기 위해 3개국과의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남미를 택한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8일 멕시코로 이동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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