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생존플랜' 간다.. "희망퇴직 이어 영업점 체질개선"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수익성 을 높이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 등에 나섰다./사진=KB손해보험

수익성 악화 일로를 겪고 있는 KB손해보험이 결국 생존을 위한 과감한 체질 개선에 돌입하기로 했다. KB손해보험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희망퇴직과 사업가형 지점장(프런티어 지점장) 제도 도입 등 민감한 문제에 합의를 이루면서 조기에 목표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는 나온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 프런티어 지점장 제도를 도입해 연내 10곳 이상의 프런티어 지점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사업가형지점장제는 정규직인 보험영업 지점장을 계약직으로 변경해 실적에 따라 평가하는 제도다. 계약직이지만 성과에 따라 기존 연봉보다 몇 배는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철저한 성과주의로 단기간에 영업실적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사업가형 지점장제는 계약직 신분인 만큼 근로자 인정여부로 회사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계약직은 일반 정규직과 달리 퇴직금 등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 노조는 지난 1월 사업가형 지점장제가 구조조정과 다를 게 없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KB손해보험 경영진은 사내 복지 차원에서 외부 인력을 사업가형 지점장으로 앉히기보다 내부에서 퇴사할 50대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노조를 설득했고 노조가 이를 수용했다.

사업가형 제도를 먼저 시행한 메리츠화재의 성공 사례도 KB손해보험 노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6년 메리츠화재는 전국 221개 점포를 102개로 줄이는 초대형 점포제와 사업가형 본부장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메리츠화재는 설계사의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유출을 막고 자체 영업조직을 확대해 소속 보험설계사를 늘렸다.

2016년엔 손해보험업계 5위였던 장기인보험 점유율을 2020년 말엔 삼성화재를 제치고 1위에 올려놨다. 당기순이익도 2017년 3846억원에서 3년 만에 4334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KB손해보험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상품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인력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에도 손을 대는 모습이다. KB손해보험 노조는 지난 2일 대의원 대회를 열고 사측이 제시한 희망퇴직 방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하기로 했다.

KB손해보험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년 만이다. 신청 대상자는 만 45세 이상이거나 근속 20년 이상 직원이다. 여기에 1983년 이전 출생자 중 근속 15년 이상을 채웠다면 지원할 수 있다. 또 임금피크제에 이미 진입했거나 예정된 직원도 포함됐다.

KB손해보험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8억원으로 전년(772억원) 대비 10.9% 감소했다. KB손보를 제외한 나머지 손해보험사 빅4(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의 올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160%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KB손해보험은 보험영업이익이 상승했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처분이익이 대폭 감소하며, 빅4 중 나홀로 순익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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