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긴 비트코인, FBI가 찾아왔다

7일(현지 시각) 리사 모나코 미 법무부 차관이 해킹 세력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으로부터 뜯어 낸 비트코인 상당수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지난달 사이버 공격을 당한 미국 대형 송유관 운영사가 해커에게 뜯긴 거액의 비트코인 중 상당수를 미 연방수사국(FBI)이 주도해 회수했다고 CNN 방송 등 외신이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 법무부는 대형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콜로니얼)’이 해킹세력 ‘다크사이드’에 낸 ‘몸값’ 중 63.7비트코인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현 시세로 환산하면 약 230만 달러(약 25억원) 수준이다. 비트코인 시세가 높았던 당시 가격으로 콜로니얼은 440만 달러(약 50억원)에 해당하는 75비트코인을 다크사이드 측에 냈었다.

회수 작전은 FBI가 콜로니얼의 협조를 받아 주도했다고 CNN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콜로니얼은 해킹 세력의 몸값 지급 요구에 응하면서 FBI에 연락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법무부 태스크포스가 몸값으로 낸 돈을 이런 방식으로 되찾아온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이날 리사 모나코 법무차관은 “사이버 공격이 치를 대가가 커질 수 있도록 미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12일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주유소 주유기에 '사용 불가'라고 적힌 봉투가 씌워져 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운영을 중단하자 미 남부 일대에서 '주유 대란'이 벌어졌다. /EPA 연합뉴스

콜로니얼 지난달 7일 랜섬웨어(ransomware) 공격을 받아 송유관 운영을 6일간 중단했다. 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악성코드(malware)의 합성어로, 컴퓨터의 중요 파일을 암호화해 쓸 수 없게 한 다음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해킹 수법이다.

미 남동부 일대 석유 45%를 이상을 공급하는 콜로니얼이 운영을 중단하자 휘발유 값이 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주유 대란’이 벌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