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최후의 보루' 국선변호사마저 '직무유기' 혐의

김나경 2021. 6. 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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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의 목소리는 묻혔다.

피해자 유족 측 김정환 변호사는 7일 국방부 검찰단에 피해자 변호를 맡았던 국선변호사 A씨(공군 소속)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두 명의 국선변호사가 두 달 이상 피해자를 제대로 조력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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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측, 7일 국선변호사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
유가족 "3달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 변호사 맞나"
국선변호사, 직접 면담 '0회'.. 전화·문자만 7차례
피해자 법적 조력 못 받는 사이 '2차 가해' 정황
7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이모 중사의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이 조문을 하고 있다. 2021.6.7/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선변호사를 믿었는데 3달 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 서류만 끄적거리고 아무 답변도 못했다. 변호사가 맞나. 이후 100명 풀 중에서 두 번째 (국선)변호사를 선임했는데도 ‘그런 사람이 변호사인가’ 싶었다. 나라에서 운용하는 시스템이 이런 것인가” (지난 2일, 피해자 이모 중사 유가족)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이모 중사의 목소리는 묻혔다. 피해자는 법적인 조력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 사이 군 내에서 사건을 덮고 뭉개려는 움직임이 계속됐다는 정황이 속속 나온다. 피의자 혐의는 가려지고, 사건 은폐·축소 등 2차 가해가 이어졌을 것이란 지적이다.

피해자 유족 측 김정환 변호사는 7일 국방부 검찰단에 피해자 변호를 맡았던 국선변호사 A씨(공군 소속)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공군 소속 법무관으로 피해자 사망 시까지 직접 면담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만 7차례 대화를 나눴으며, 첫 통화는 지난 4월 27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피해자 변호를 맡은 지 50일 가량 지난 후다. 첫 통화마저 '자신의 결혼식 때문에 군 검찰의 피해자 조사에 함께 가지 못한다'는 통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공군 해명에 따르더라도 국선변호사가 교체된 것인지, 추가 선임된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그 자체만으로 앞서 선임된 변호사 A씨의 업무 수행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A씨가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할 정도로 직무에 소홀했다고 한다.

유가족 측은 두 번째 국선변호사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한 유가족은 지난 2일 국군수도병원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100명 풀 중에서 검증한 후에 두 번째 변호사를 선임했는데도 '그런 사람이 변호사인가' 싶었다"며 "나라에서 시스템을 이렇게 운용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항의했다. 두 명의 국선변호사가 두 달 이상 피해자를 제대로 조력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 사이 부대에서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는 정황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소속된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 안에서 피해자 남편(당시 남자친구)까지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같은 부대 소속이었던 남편마저 '가해자 선처'를 위해 피해자를 설득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변호사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부대 안에서 (남편에게) '가해자가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회유를 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지금 2차 가해가 수 차례 발생했는데,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2차 가해가 모두 이뤄졌다"며 "때문에 이 사건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 2차 가해가 큰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국선변호사 A씨는 직무유기 외 다른 혐의도 있다. 김 변호사는 고소장 접수 전 기자들에게 '묵과할 수 없는 다른 혐의 사실'도 있다고 폭로했다. 다만 그는 "(다른 혐의 사실에 대해서) 말하기 힘들다"며, 사건 은폐 및 축소 혐의인지 묻는 질문에도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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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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