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공시빔' 시들..코린이들은 "차트 예쁜 코인 샀어요"

조준영 기자 2021. 6. 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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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공시 논란에 공시방식 개편, 공정성 의혹도..투자정보 한계 여전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1.06.04. yesphoto@newsis.com


지난 4월 고머니2 사태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공시제도를 중단하기 전까지 '업비트 공시빔'은 코인투자자들의 주요한 투자전략이었다.

업비트 공시빔은 국내 최대거래 사이트인 업비트에 프로젝트 관련 공시만 올라오면 해당 코인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공시빔에 맞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알트코인 가격이 수십~수백% 오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여전히 코인에 투자하고 싶어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상장주식의 경우 수많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종목, 업종, 산업보고서가 넘쳐나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투자하고 싶은 종목의 재무제표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코인투자자들은 거래소 공시를 누가 먼저 보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업비트, 빗썸, 바이낸스 등 국내외 거래소 공시정보 또는 공지사항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비트펌프' 같은 알림 어플도 인기를 얻었다.
◇'뭘 보고 투자하나?'…이름이, 그래프가 예쁜데?
아직까지 가상자산 시장은 제도화 문턱을 넘지 못했다. 중요한 정보가 아닌 사소한 소문만으로도 출렁인다. 이에 고위당국자 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의 한마디에 극심한 가격변동이 일어난다.

국내 독보적인 거래량을 기록하는 업비트가 최근 공시제도를 중단하면서 정보공백은 황당하게도 예쁜 코인 이름과 차트모양이 채운다. 코인 커뮤니티에선 심심찮게 '코인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샀다', '코인 차트가 참 예쁘다'는 글들이 올라온다.

물론 탈중앙금융(DeFi, 디파이),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 등 테마별로 코인을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느낌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넣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공시에 호되게 당한 업비트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4400만원 선에서, 이더리움은 320만원 선에서 횡보를 지속하고 있다. 2021.6.3/뉴스1

현재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한 4대거래소 중 업비트를 제외한 빗썸·코인원·코빗은 '쟁글'이란 외부 공시플랫폼을 활용한다. 업비트만 자체 공시란을 통해 프로젝트 공시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고머니2 사태를 기점으로 업비트의 공시손질이 예고됐다. 지난 3월 '고머니2' 발행사인 애니멀고가 업비트를 통해 허위공시했다는 논란이 일어나면서 결국 업비트는 거래지원을 종료했다. 당시 허위공시를 한 애니멀고 뿐만 아니라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업비트로도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결국 업비트 측은 지난 4월2일 '공시 게재 시의성 증진에 대한 시장의 요구에 발맞춰 자유게시판 형태로 공시방식을 개편할 예정'이라며 기존 공시제도를 중단했다.

업비트는 그동안 프로젝트로부터 공시내용을 전달받아 기본적인 필터링 이후 공지링크를 제공해왔는데 이 '필터링' 과정을 없애고 프로젝트가 직접 공시하고 거래소는 사후조치를 강화하는 식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새로운 공시시스템 도입 관련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 가운데 쟁글과 같은 외부플랫폼은 활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거래소가 공시해도 되나
일각에선 '거래소가 공시를 하는 게 맞는지, 아니라면 누가 해야하는가'란 질문을 던진다.

업비트 공시빔 사례처럼 공시빔은 투자자들에게도 주요한 투자전략인 동시에 거래소에게도 수익증진의 기회가 된다.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이에 연동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공정한 공시에 대한 의혹은 계속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제3의 공식적인 공시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쟁글이 공시플랫폼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모든 프로젝트가 민간업체인 쟁글로 포함되긴 어렵다. 투자자 누구나 쉽게 공시에 접근해 정보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공시 취지를 감안하면 금감원 다트와 같은 통합사이트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쟁글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코인갯수는 2000개가 넘는데 이중 한국코인이 몇개나 있겠냐"며 "글로벌 프로젝트들을 상대해야 하는 일인데 민간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금감원이 할 수 있는 일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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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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