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오래된, 오래될 서울의 맛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1. 6. 8.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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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당 /사진=장동규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으로 알려진 오스트리아의 ‘장크트 스티프츠켈러’는 무려 12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굳이 신성 로마제국 시대까지 거슬러 오르지 않더라도 유럽이나 가까운 일본만 해도 대대손손 이어온 장인 가족의 이야기나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식당이 지역마다 수두룩하다. 아픈 근대의 역사를 지난 우리 입장에서 그런 가게의 존재는 퍽 부러운 일이었다.

시대와 사람은 변하지만 시간을 넘어 한 공간에서 창출하는 경험의 가치는 어디든 다르지 않은 듯하다. 문화적 명맥이 끊어진 토대에 현대의 문화를 새롭게 쌓아 올리고 세월의 흐름에도 많은 부침을 견디며 유·무형의 유산을 열심히 지켜온 우리의 오래된 가게가 갖는 존재의 의미가 그러하듯 말이다. 

◆태극당
현재 60대인 김 할아버지가 싱그러운 20대를 지나던 1980년대, 휴대폰도 삐삐도 없던 시절. 충무로에서 약속을 잡으려 전날 밤 유선전화로 던지는 당연한 멘트가 있었다. “‘태극당’ 앞에서 12시.”

할아버지는 지금도 자주 태극당을 찾는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손주의 손을 잡고 들어와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쪼개 반반 나눠 먹는다. 이곳에 오면 청청하게 맑던 그 시절 기억이 그윽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세월 속에 함께 온 3살배기 손자와의 새로운 추억이 계속 보태진다. 이렇듯 이 오랜 가게는 수많은 누군가의 추억을 소중히 머금고 있다가 다시 돌려주기를 반복하고 있다. 

광복 직후인 1946년 문을 연 태극당은 올해 76년을 맞았다.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라는 수식어에 매년 세월의 무게를 더하면서 성업하고 있다. 2013년 신창근 창업주가 별세하고 2대였던 신광열 대표 역시 병환으로 물러나면서 3대인 신경철 전무이사가 경영에 뛰어들었다. 할아버지부터 오랜 세월 이어져 온 태극당의 이름과 유산을 지켜내며 가장 오래된 빵집을 ‘가장 오래될’ 빵집으로 100년, 200년 이어갈 수 있도록 단단한 토양을 다지는 중이라고.

먼저 노후화된 설비와 시스템을 직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으로 개선하고 고객이 더욱 쾌적하게 빵과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2015년 본관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태극당이 지닌 본질은 유지하되 그 안에서 모든 세대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시도 역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트렌디한 감각적 브랜드라는 인식이 함께 공존하는 이유다. ‘변화’가 아닌 ‘진화’인 셈. 

최근 신 전무가 몰두하고 있는 부분은 태극당의 기술과 제품이 가진 힘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지고 맛과 퀄리티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태극당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여의도 ‘더현대서울’과 인사동 등 오프라인 매장에 이어 온라인과 배달 등 플랫폼으로도 확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의 등장이 이 단계의 기폭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7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이 브랜드를 경험하고 빵과 디저트를 먹고 싶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동력은 여전히 옛 모습과 맛을 간직한 든든한 맏형이 자리를 지키는 덕분이라 하겠다. 태극당을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본점으로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는 바로 추억의 힘 아닐까.

시그니처 제품인 ‘모나카 아이스크림’은 여전히 수십년 이곳에 몸담은 장인의 손을 거치고 있다. 고소하고 파삭하게 수제로 구워낸 모나카 틀에 진한 우유맛 아이스크림이 가득 채워진 태극당 불멸의 히트 상품이다. 모나카뿐 아니라 전병과 빵 등 60년대부터 태극당 빵을 만들어온 제빵사들이 녹여내는 세월의 맛을 지금도 변함없이 경험할 수 있는 자체가 선물과 같은 일이다.

아삭아삭한 양배추 샐러드가 듬뿍 든 보기만 해도 든든한 크기의 ‘사라다빵’은 양파·양배추·당근 등 건강 채소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어 오히려 젊은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본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를 경험하고 싶다면 ‘에그샐러드 빵’도 추천한다. 

메뉴 태극당모나카 2500원, 야채사라다빵 6000원 
영업시간 (매일)08:00-21:00 (명절 당일 휴무)

◆을밀대

을밀대. /사진=다이어리알

1970년 영업을 시작해 2대째 이어가고 있는 평양냉면 전문점. 냉면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오픈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선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는 사골과 사태 베이스에 뽀얀 빛을 머금고 있으며 면발은 굵은 편. 육수와 메밀의 향을 더욱 느끼고 싶다면 주문 전 얼음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녹두전과의 어울림이 발군이다.

메뉴 물냉면 1만3000원, 녹두전 1만원
영업시간 (매일) 11:00-22:00 (명절 휴무) 

◆한일관(압구정점)

한일관. /사진=다이어리알

1939년 종로에서 국밥집으로 시작해 1940년대에 들어 활발해진 쇠고기 유통에 힘입어 개발한 ‘궁불고기’를 매개로 자작한 국물이 있는 ‘서울식 불고기’의 살아있는 역사가 된 곳이다. 현재는 압구정점이 본점. 불고기를 중심으로 한 고급 한정식 메뉴를 즐길 수 있으며 냉면과 궁중 비빔밥, 갈비탕 등 식사 메뉴들도 인기다. 

메뉴 새상차림 3만3000원, 불고기상차림 3만1000원
영업시간 (매일)11:30-21:30 (명절 휴무)

◆청진옥

청진옥. /사진=다이어리알

1937년 청진동 나무시장이 서던 자리에 무악재를 넘어온 나무꾼들을 상대로 장국밥을 판 것을 시작으로 현재 피맛골에서 3대가 이어가고 있는 밥집이다. 세월에 따라 가게의 위치는 바꿨지만 이름과 맛은 여전하다. 큼직하게 썰어낸 신선한 선지와 내장 건더기, 우거지와 콩나물로 시원한 맛을 낸 맑은 국물이 특징이다. 특제 양념으로 간을 맞추면 좋다. 

메뉴 해장국(보통) 1만원, 모듬수육 3만5000원 
영업시간 (매일)06:00-22:00(임시 영업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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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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