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당대표 당선땐 곧바로 국민의당과 합당 가능"

배지현 2021. 6. 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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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인터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주호영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주호영 후보는 5선 영남 중진(대구 수성갑)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이었고 박근혜 정부 때는 특임장관으로 발탁됐다.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도 두루 거쳤다. 원내대표로서 4·7재보선 승리를 이끌었고 여세를 몰아 당 대표까지 도전했지만 이번엔 ‘이준석 돌풍’에 고전하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만난 주 후보는 이준석 후보에 대해 “최고위원 정도를 맡아서 하는 건 괜찮지만 당 전체를 운영하기엔 준비가 안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후보 독주를 막기 위한 카드인 ‘나경원-주호영 단일화’ 가능성에는 “나 의원 쪽에서 연락이 왔으나 거절했다. 단일화는 없다”고 일축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는 “야권통합을 위해 필요하지 않다”고 각을 세웠고 당 대표가 되면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일로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꼽았다. 주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당 내부를 관장해왔다. 당 개혁을 시간 낭비 없이 진행할 수 있다”며 자신의 경륜을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준석 최고위원 정도가 적당…나경원 쪽 단일화 제의 거절“

—이준석 돌풍이 계속되고 있다.

“변화에 대한 욕구는 틀림없이 있다. 코로나 상황인데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언론 노출도가 높았다. 또 초기에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로 인한 바람몰이 영향도 있다. 복합적인 원인이 섞여 있다고 본다.”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보나.

“그렇게도 생각한다. 이준석이 요구하거나 상징하는 게 우리 당이 수용해야 할 측면도 있지만, 당 운영이라는 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이준석 후보는) 최고위원 정도를 맡아서 하는 건 괜찮지만 당 전체를 이끌기엔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본다. 당 대표가 제대로 못 하면 자중지란에 빠질 수 있다. 대선이라는 큰 대전을 앞두고 당 시스템이 붕괴될 우려가 있다. 주위에서도 그런 우려가 크다.”

—이준석 후보 정계 입문 과정에서 ‘아빠 찬스’가 있었다고 지적했는데.

“아빠 찬스라고까지 했나. 그것엔 중점을 두고 싶지 않다. 이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 전 의원과 특별 관계다. 그 관계가 대선 경선이나 당 통합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 후보 독주에 맞서기 위한 ‘나경원-주호영 연합’도 거론된다.

“그럴 일이 없으니 질문조차 받고 싶지 않다. 나 전 의원 쪽에서 연락 왔는데 거절했다.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 말이 안 된다. (주변에서 단일화에 대한) 압박도 없었다.”

“도로 영남당? 날 디스하려고 꾸며낸 억지논리“

—현재 시점에서 국민의힘에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인가.

“대선에 승리할 수 있는 리더십이다. 하위구성요건으로는 첫째, 야권통합으로 단일후보를 뽑는 것. 둘째, 공정한 경선관리를 하는 것. 셋째, 당을 제대로 혁신해 매력정당·공감정당을 만드는 것. 넷째, 대선에서 이기는 것. 이걸 잘할 수 있는 게 리더십의 요체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가 된다면 가장 긴급하게 처리할 일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다. 야권 단일플랫폼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거의 다 된 상태였다. 합당에서 정리될 건 지분·재산·고용승계 문제인데 다 지장이 없다. 전당대회 뒤 합당 바로 될 수 있다. 당 개혁안도 있다. 지난 1년 동안 당 내부를 관장해왔기 때문에 시간 낭비 없이 쉽게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은 모두 시행착오나 시간이 필요하다.”

—대선 승리 전략은 무엇인가.

“야권 단일후보를 만들고, 당을 매력정당으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먼저 단일후보를 만들기 위해 대통합위원회를 운영하고, 매력정당을 만들기 위해 미래비전위원회를 운영하며 국민이 필요한 곳에 즉각 나타나 국민이 공감하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119 민원대응팀을 확장해 즉각 출동할 수 있게 하겠다.”

—오늘날 시대정신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시대정신은 공정과 정의의 회복이다.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공정과 정의를 완전히 깨뜨렸다. 그것을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 이를 구현하는 방법은 정권교체밖에 없다.”

—야권후보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본인들의 국가경영 계획을 제대로 국민에게 밝혀서 선택되길 바란다. 정권교체의 대표가 되어주길 바랄 뿐이다.”

—당 대표 출마선언 뒤 ‘도로 영남당’ 논란이 나왔는데.

“영남당 논란은 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논리다. 당직에는 국회의장, 상임위원장,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대변인 등 많은 자리가 있는데 원내대표와 당 대표가 영남권이라고 영남당이라고 하는 건 잘못됐다. 지지율이 높은 영남이 당의 기반인데 지지를 낮춰야 영남당을 벗어나나? 민주당은 당 대표, 원내대표, 대선후보까지 모두 호남이라도 호남당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순전히 나를 ‘디스’하기 위해 만들어낸 아주 나쁜 프레임이고 훼방행위다.”

—전당대회 뒤 당내 계파가 부활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선거가 끝나면 도왔던 사람과 아닌 사람으로 나뉜다. 선거에서 피할 순 없는 것이지만 행여나 당에 독이 되는 계파까지 가선 안 된다. 우리가 계파로 망한 당인데.”

—호남이나 수도권 등 외연 확장 방안은.

“호남·청년·여성에 대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원내대표로서) 지난 1년 동안 호남동행을 만들었고,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5·18 단체 공법화도 추진하며 호남과 함께 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당 지지율이 20%대까지 올랐다. 청년에 관해서도 당내 청년의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당에 참여할 기회를 줬다. 이준석 현상이 없었더라도 청년들의 정치 진출 확대, 경험 확대를 위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주호영 의원이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종인 야권통합에 불필요…대선 승리 이끌 대표 내가 적임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사이가 어그러졌는데.

“김 전 위원장과 연락 안 한다. 근거 없이 ‘안철수와 작당한다’고 말했는데 그런 적 없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이 100% 여론조사였는데 어떻게 돕겠나. 그 룰을 내가 만든 것도 아닌데. 오해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의당 합당을 추진하니까 그게 마뜩잖은 것 같다. 원래 김 전 위원장은 두 번이나 나한테 당 대표 선거에 나가라고 했던 사람이다.”

—야권통합 위해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모르겠다. 야권통합을 위해선 오히려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하지 않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반대하지 않나. 내가 김 전 위원장에게 먼저 연락할 일은 없다.”

—당 대표 후보로서의 주호영만의 강점이나 차별화 전략은.

“대선 승리의 기본은 단일후보를 만드는 것이고, 단일후보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당과의 합당이다. 그걸 제대로 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준석이 되면 오히려 합당은 어려워지고, 나경원은 말만 한다고 하지 구체적인 계획이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당의 조직을 활성화해 시행착오 없이 바로 운영해야 하는데 나는 1년 동안 해왔던 연장선상에서 바로 해나갈 수 있다. 당이 나가야 할 개혁 방향을 내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 호남동행, 약자와의 동행, 매력정당, 공정경선관리. 이거 나만큼 잘할 사람 없다. 이미 4·7 재보궐선거로 입증했다. 진짜 통합이고 혁신이냐, 말로만 혁신이냐, 그 차이가 내 강점이다. 인사는 만사다. 이번에 당원들이 누구를 당 대표로 뽑느냐에 따라 대선에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진짜 심사숙고해달라.”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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