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수원삼성, 5월 'K리그 다이내믹 포인트' 상위권 점령
[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 누군가 K리그의 역동성을 묻거든 눈을 들어 수원을 보라. 5월 '다이내믹 포인트'가 가리키는 방향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 이하 '연맹')이 '5월 다이내믹 포인트 TOP 20'을 공개했다. K리그1에서는 라스(수원FC), K리그2에서는 안병준(부산 아이파크)이 가장 다이내믹한 경기를 펼친 선수로 확인됐다.
K리그1에서는 수원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선수들이 최상위권을 점령해 눈길을 끈다. 다이내믹 포인트 합계 16169점으로 1위에 오른 라스를 비롯해 무릴로(14450점), 조유민(11234점, 이상 수원FC), 이기제(13302점), 김민우(12152점, 이상 수원삼성)가 TOP5에 이름을 올렸다. 5월 K리그1 지각변동을 주도한 선수들이다.
말 그대로 수원발 돌풍이 거센 한 달이었다. 승격팀 수원FC는 강등권인 11위에 머물다 7위로 도약했다. 수원삼성도 현재 3위로 우승 싸움에 도전하고 있다. 다이내믹 포인트 TOP20으로 확장하면 두 팀의 선수들이 더 보인다. 이영재(10322점, 수원FC), 김태환(8555점), 헨리(8301점, 이상 수원삼성) 등이 상위에 진입했다. 두 팀 모두 전 포지션에 걸쳐 고르게 활약상을 인정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이내믹 포인트는 K리그판 선수 랭킹이다. 축적된 경기 데이터와 부가 데이터를 일정한 산식에 넣어 산출된 점수로 선수들의 활약상을 알아본다. 연맹은 매 라운드 다이내믹 포인트와 월간 다이내믹 포인트를 공개하고 있다.
■ 포지션별 최고는 누구?
○ FW - 라스(수원FC, 16169점, 전체 1위)
라스는 이번 시즌 8골 4도움으로 K리그1 공격포인트 선두를 다투고 있다. 이 중 5월에만 7골 2도움을 몰아서 적립했다. 16라운드 강원전에서만 주춤했을 뿐 그 외 매 경기마다 골을 넣었다. 라스의 폭발력은 기록 그 이상이다. 신체조건(197cm)을 활용한 연계 플레이에 침투, 활동량이 더해져 마무리 능력과 조화를 이룬다. 지표로도 드러난다. 득점, 유효슈팅, 드리블 성공 등이 포함되는 공격 포인트에서 10360점을 확보했다. 5월 최고의 선수가 된 강력한 근거다. 패스, 키패스 등이 반영되는 패스 포인트에서는 3018점을 얻었다. 수비(2480점), 기타(311점)에서도 포인트를 추가했다.
공격수 중에서 2위는 6경기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한 에드가(대구, 9501점, 전체 11위)다. 그 뒤를 임상협(포항, 9237점, 전체 13위), 주민규(제주, 9189점, 전체 14위), 송민규(포항, 8861점, 전체 15위)가 이었다.
○ MF - 무릴로(수원FC, 14450점, 전체 2위)
수원FC의 상승세를 논할 때 라스와 무릴로를 떼 놓고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라스는 득점과 슈팅으로, 무릴로는 도움과 드리블로 팀 공격을 쌍끌이한다. 라스가 전방에서 버텨주면 무릴로도 한층 자유로워진다. 날카로운 돌파와 드리블, 패스와 침투로 팀 공격을 변주하는 중이다. 라스의 골 감각에 무릴로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둘은 이번 시즌 최고의 콤비로 평가받고 있다. 무릴로는 5월에만 3골 5도움을 기록했다. 이런 집중력이 다이내믹 포인트에도 반영됐다. 공격 부문(7010점)과 패스 부문(5588점)에서 고르게 점수를 얻었다. 슈팅으로 이어진 키패스 기록은 리그에서 최다(16회)였다. 수비(1465점)와 기타 부문(387점)에서도 점수를 확보했다.
수원삼성의 도약을 지휘한 김민우(12152점, 전체 4위), 대구의 무패를 이끌고 있는 세징야(11112점, 전체 6위)의 활약도 인상적이었지만 무릴로의 폭발력을 앞서진 못했다. 신진호(포항, 10429점, 전체 8위), 이영재(10322점, 전체 9위), 바코(울산, 9694점, 전체 10위)는 팀 호조에 힘을 보탠 공을 인정받았다.
○ DF - 이기제(수원삼성, 13302점, 전체 3위)
이번 시즌 수원은 전환의 속도가 돋보이는 팀이다. 스리백 시스템을 기반으로 좌우 윙백을 폭넓게 활용하는 자신감이 두드러진다. 왼쪽 윙백인 이기제는 팀의 전환 싸움을 촉진하는 존재다. 빌드업도, 수비도 잘한다. 공격 진영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는 움직임이 대담하다. 볼과 골문을 향해 몸을 사리지 않는 저돌성도 지녔다. 경합에서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90분을 너끈히 활용할 수 있는 경기 체력을 만들면서 생긴 여유다. 올 시즌 19경기 전경기에 출전했는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장기인 왼발이 빛을 발했다. 날카로운 킥과 크로스, 슈팅으로 팀에 기여했다. 기록이 이를 입증한다. 5월에만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크로스 성공이 12회로 리그 최고 수치였고, 키패스도 8회로 김민우(9회)에 이어 팀내 2위였다. 패스성공률은 76.5%다. 이 기간 팀은 무패(4승3무)를 달렸다. 다이내믹 포인트에서는 합계 13302점을 올렸다. 공격(6850점)에서는 수비수가 득점할 경우 가중치를 두는 산정 방식 덕을 봤다. 패스(3700점), 수비(1125점)에서도 포인트를 챙겼다. 승리시 가산점을 적용하는 기타(1627점) 부문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기제 외에 공격하는 수비수들은 또 있다. 조유민(수원FC , 11234점, 전체 5위)은 14라운드 제주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고 해당 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불투이스(울산, 10530점, 전체 7위)도 이 기간 동안 강원과 전북을 상대로 각각 골을 넣었다. 수원의 김태환(8555점, 전체 16위)과 대구의 정승원(8522점, 전체 17위)은 이기제와 마찬가지로 윙백으로 뛰면서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경기장을 폭넓게 쓰는 가치를 인정받았다.
○ GK - 최영은(대구FC, 7032점, 전체 30위)
필드 플레이어들이 맹활약하면서 상대적으로 골키퍼들의 랭킹은 하락했다. TOP 20에 이름을 올린 골키퍼는 한 명도 없다. 골키퍼 중 가장 많은 점수를 확보한 선수는 대구 수문장 최영은이다. 7032점으로 다이내믹 포인트 30위에 랭크됐다. 최영은은 5월 6경기 중 3경기를 무실점으로 선방했다. 선방률은 77.8%다. 캐칭(8회), 펀칭(6회) 등의 기록도 준수하지만 단순히 볼을 건드리는 움직임 뿐 아니라 수비진과 협업으로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볼을 잘 막는 것만큼 볼이 골대 근처에 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믿는 선수다. 수비진의 위치를 조정하고 커버 플레이를 지시하는 '샤우팅'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5월 한 달간 대구는 무패(5승1무)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6월 열린 순연경기까지 더하면 현재 10경기 무패 행진이다. 이기려면 골을 넣어야 하지만, 승점을 확보하려면 실점하지 않아야 한다. 최영은은 이 명제에 충실한 골키퍼다.
최영은 외에 30위권에 이름을 올린 골키퍼는 울산의 조현우다. 6377점으로 다이내믹 포인트 37위에 랭크됐다.
○ K리그2 - 돌아온 '득점 기계' 안병준
K리그2에서는 안병준(부산)의 꾸준함이 독보적이다. 이번 시즌 총 9골로 득점 순위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의 기세가 여전하다. 특히 5월 5경기에서 3연속 골을 포함해 4득점을 올렸다. 다이내믹 포인트 10168점으로 K리그2 1위에 안병준이 오른 배경이다.
2위는 안양 공격수 조나탄(9409점)이 차지했다. 5월 6경기에서 4골을 터뜨렸다. 공중볼 경합 성공(53회) 등 적극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3위에는 경남 수비수 김동진(9147점)이 올랐다. 김동진은 K리그1의 이기제처럼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다. 2경기 연속골, 그라운드 경합 성공(36회), 인터셉트(21회) 등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점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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