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놀라게 한 월드컵 4강 신화, 그 중심에 있던 '유비' 유상철

7일 췌장암 투병 끝 별세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고 유상철 감독은 한국 축구를 빛낸 별이었다.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났으나 누구보다 진한 자취를 남긴 영웅이었다.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7일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유 감독은 세계를 놀라게 했던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앞장서서 이끈 주인공이다.

유 감독은 2002 월드컵에서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조별 라운드 첫 경기(폴란드전)부터 3·4위전(터키전)까지 7경기에 모두 나섰다.

특히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선 1-0으로 앞서던 후반 8분 통렬한 중거리 슈팅으로 쐐기골을 기록, 한국의 월드컵 역사상 첫 승리를 이끌었다.

유 감독은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을 꽉 채운 관중을 향해 "모두 일어나라"는 제스처를 하며 골 세리머니를 펼쳤고, 덕분에 한국 축구 팬들은 역사적인 첫 승리의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16강 이탈리아전에선 ‘멀티 플레이어’ 기질을 발휘, 미드필더가 아닌 수비수로 변신해 좋은 경기력을 펼치며 기적 같은 2-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이어 8강전과 4강전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한국 축구의 든든한 허리로 한국 축구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함께했다.

2002년 여름, 한국 축구 팬들은 유 감독 덕분에 정말 행복했다.

유 감독은 2002년 외에도 한국 축구가 필요로 할 때마다 큰 힘을 보탰다.

1994년부터 2005년까지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달고 124경기 18골을 기록하며 그야말로 '팔방미인'처럼 활약했다.

'유비'라는 애칭이 말해주듯, 2선에서 경기를 노련하게 지휘하며 한국 축구에 큰 힘이 됐다.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선 일본을 상대로 감각적 슈팅으로 A매치 데뷔골을 기록, 3-2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선 3전 전패를 당할 위기에 놓였던 조별 라운드 3차 벨기에전에서 동점골을 기록, 1-1 무승부를 이끌며 한국 축구에 희망을 안겼다.

2000년 아테네 올림픽에선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후배들과 함께 견고한 수비를 이루며 8강에 진출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선 2차 예선과 최종 예선에선 노련미를 앞세워 맹활약, 본선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2005년 6월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06 월드컵 최종예선을 마지막으로 12년 동안 달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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