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3만명 죽인 보코하람 지도자..자폭으로 '사망설'
"우리에게 잡혀 목숨 끊어"
[경향신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10여년간 3만여명을 살해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리더가 전투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AFP통신은 6일(현지시간) 보코하람과 경쟁관계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의 주장을 인용해 보코하람의 리더 아부바카르 셰카우(사진)가 약 2주 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ISWAP의 리더 아부무사브 알바르나위는 “보르노주 삼비사숲에 있는 보코하람의 거점지에 셰카우가 있는 것을 확인해 우리 전사들이 5일 동안 추격해 잡았다”고 했다. 그는 “셰카우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었지만 그는 용서를 비는 대신 스스로 폭발물을 터뜨려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사망설이 나온 지 열흘이 넘었지만 보코하람은 리더의 사망설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나이지리아 정부군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고 명확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사망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셰카우는 이전에도 죽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영상을 통해 자신이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보코하람은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 캠프에서 훈련을 받고 온 무함마드 유수프가 2002년 창설했다. 보코하람은 북부 하우사족 언어와 아랍어의 합성어로 ‘서양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이다. 2009년 셰카우가 리더가 되면서 보코하람의 테러 수위는 ‘아프리카의 탈레반’이라고 불릴 만큼 잔인해졌다. 경찰서 등을 상대로 연쇄테러를 저질렀고 보안검색을 뚫기 위해 어린아이들을 자폭테러에 이용했으며 병원, 시장 등을 습격해 민간인을 살해했다.
2014년엔 서구식 교육에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치복시에 있는 한 학교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강제로 결혼시키거나 이슬람교로 개종시켜 세계를 경악하게 했다. 당시 납치된 학생 중 상당수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유엔난민기구는 “셰카우가 리더가 된 뒤 보코하람의 활동으로 3만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200만명 이상이 집을 잃고 떠돌게 됐다”고 보도했다. 2012년 공개한 영상에서 셰카우는 “나는 살인을 즐긴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군은 2016년 보코하람을 격퇴했다고 선언했지만 이후에도 보코하람이 배후로 의심되는 폭력이나 살인이 이어졌다.
셰카우가 죽었다고 주장한 ISWAP는 2016년 보코하람에서 독립해 또 다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곳이다. 로이터통신은 셰카우의 사망이 나이지리아 테러단체의 역학관계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ISWAP가 보코하람 조직원을 흡수해 세를 더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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