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중사 유족 "국선변호인, 우릴 진상이라 불러.. 딸 사진도 유출"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2021. 6. 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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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모 중사의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성추행 피해를 호소했지만 당국의 묵살 탓에 극단 선택을 했던 공군 여군 이모 중사 유족은 7일 사건 초기 국선변호사를 맡았던 공군본부 법무실 소속 법무관 A 중위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추가로 고소했다. A 중위는 지난해 8월 임관한 초임 법무관이다. 군 안팎에선 A중위 개인뿐 아니라 이 문제를 사실상 방치한 공군 법무실 모두 책임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군은 이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정식 신고한 지 엿새 만인 지난 3월 9일 A 중위를 국선변호사로 지정했다. 그러나 A 중위는 이 중사가 극단 선택을 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면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몇 차례 전화 통화 및 문자메시지가 전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중위가 선임된 뒤 결혼과 신혼여행, 이후 자가 격리 등 개인 사정으로 면담을 원활히 진행하지 못했다는 게 공군 설명이다. 유족은 성추행 피해 신고 후 회유 등 2차 가해까지 당한 피해자를 국선변호사가 사실상 방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또 A 중위가 이 중사의 인적 사항과 사진 등을 외부로 유출하는가 하면, 유족을 ‘진상' ‘악성 민원인’으로 부르며 비난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해달라고 고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법무실의 근무 태만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 법무관이 7개월 동안 19일밖에 제대로 출근하지 않고 무단 결근하거나, 지각, 허위 출장 등을 일삼아온 사실이 지난 4월 법원 판결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엔 공군 법무관들이 출퇴근 시간을 상습적으로 어기거나 근무시간에 자리를 비우는 등 무단 이탈 사실이 드러나 국방부 감찰을 받았다. 일부 법무관은 2년(2018~2019년)간 200회 넘게 출퇴근 규정을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관들이 일과 중 등산이나 PC방을 갔다는 증언도 있다. 심지어 법무관들은 군인 기초 소양인 사격 훈련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지난해 9월 각 군에서 제출받은 ‘군 법무관 사격 훈련’ 자료에 따르면, 군사법원 소속 육해공군 법무관들은 지난 5년간 단 한 차례 사격 훈련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엔 검찰수사활동수당을 수년간 떼먹은 공군 법무관 등이 집단으로 국방부 감사관실에 적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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