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나이가 있나요?"..80대 만학도의 제2의 인생
[KBS 대전]
[앵커]
어린 시절 어려웠던 가정 형편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놓치고, 팔순이 넘어서야 손주들과 함께 만학의 길을 걷는 할머니들이 계십니다.
'공부엔 나이가 없다'는 걸 몸소 실천하면서 뜨거운 배움의 열정을 쏟아내는 만학도 할머니들을 유진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전교생이 40여 명에 불과한 한 농촌의 중학교.
1학년 학생들 가운데 시선을 끄는 한 학생이 있습니다.
올해 81살의 박은순 할머니입니다.
학생들은 물론이고, 상당수의 교사도 할머니의 손주뻘입니다.
[권현준/부여군 외산중 1학년 : "할머니 앞에서는 갑자기 싸움을 멈추고 바깥에 가서 싸운다든가 욕은 절대 안 하고 그렇게 되는 것이 있어요."]
2015년 76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할머니는 올해 중학교에 진학했습니다.
마음껏 읽고 쓰고 싶다는 평생 소원을 이룬 박 할머니는 이제 영어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박은순/부여 외산중 1학년/81세 : "A, B, C, D... 그것을 하는데 금방 되데요. 이것은 재미있다."]
한 초등학교 2학년 교실.
81살의 이영자 할머니와 75살 함형생 할머니가 어린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영자 할머니는 이 학교 1학년과 6학년인 두 손자,손녀와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만학의 길에 들어선 건 어릴 때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한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영자/공주시 마곡초 2학년/81세 : "저녁에 야학하는 것도 조금 다니니까 못 다니게 해서 안 다녔어요. 옛날에는 여자, 남자 함께 다니는 것을 싫어했어요, 어른들은..."]
가난하고 힘든 시절 배우지 못했던 설움을 만학의 꿈과 열정으로 바꾼 할머니들.
'공부에 나이가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환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유진환 기자 (mir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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