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동결한다더니..법 위에 'LH 전환이율'?
[앵커]
LH가 운영하는 한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계약 갱신을 앞두고 LH가 지금보다 매달, 많게는 다섯 배 가까이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올 초 정부는 공공임대료를 동결하겠다고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LH 등이 출자, 운영하는 평택 1호 아파트입니다.
전용면적 84제곱미터, 보증금 1억 5천만 원 기준으로 임대료가 갑자기 뛰게 됐습니다.
한 달 6만 4천 원이던 임대료를 10월부터 30만 원으로 5배 가까이 올리겠다고 LH가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주민 : "수입원이 없는 사람들은 당장 여기서 나가야 한단 소리예요."]
올해 초 정부가 발표했던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동결과 맞지 않는 인상 조치입니다.
[조영필/아파트 주민 : "저희들은 정부가 대책을 마련한 걸 보고 굉장히 기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딱 받아보니까 완전 배신당한 느낌이에요."]
임대 아파트의 경우 기본 보증금에 외에 추가 보증금을 내면 그 금액에 일정 비율을 적용해 월 임대료를 깎아줍니다.
그런데 LH가 이번에 깎아주는 비율을 바꾸면서 임대료가 큰 폭으로 올라간 것입니다.
[문은미/아파트 주민 : "(2년 전 협의는)'임대료 협상도 아니었고 LH 공실률에 따른 지침이었다' 이렇게 하니까 저희가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끼는 거예요."]
LH는 기본 계약 내용이 그대로이고, 전환이율만 바꿔 적용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릴 수 있도록 한 공공주택 특별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강래형/변호사 : "전환 보증금 이율을 변경함으로 인해서 공공주택 특별법 49조 2항을 어떻게 보면은 편법적으로 이걸 회피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주민 항의와 취재가 계속되자 LH는 주민과 협의를 거쳐 체감 임대료를 줄이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처럼 전환이율 변동이 가능한 곳은 전국에 8개 단지, 5천5백여 세대.
LH가 내부 지침만으로 전환이율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한 갑작스런 임대료 인상은 어디서든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김상하/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최창준
허효진 기자 (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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