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직장내 괴롭힘 용기냈는데"..한 아이 엄마의 절규

김자아 기자 2021. 6. 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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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한 공무원이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신고했으나 제대로된 피해자 보호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이 가해자로 지목한 공무원들은 징계에 불복하고 명예훼손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피해 공무원은 여전히 가해 공무원들과 같은 직장에서 일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을 한 광역시 구청 소속 7급 공무원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4일 청와대 청원글을 통해 자신이 지난해 남성 계장 2명과 동료 직원 1명으로부터 성희롱과 직장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상사들에게 성추행 피해에 대해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으나 상사들로부터 "공무원 생활 계속 할 거 아니냐" "사건 신고를 하는 건 너의 자유지만 소문들이 너를 괴롭힐 거다" "계속 볼 사이니 좋게 풀어라" 등 회유를 유도하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불안 증세에 시달리던 청원인은 지난해 7월 구청 감사실에 성희롱 피해를 신고했으나 정식 접수가 되지 않았다. 당시 구청 측은 "좋은 게 좋은 거다" "그 직원들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을 것" "너를 예쁘게 봐줘서 그런 것"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청원인은 직접 변호사를 선임해 다시 진정을 넣었고, 구청 측은 그제서야 진정을 정식 접수하고 조사를 진행했다는 게 청원인의 설명이다.

더욱이 감사실은 청원인의 진정서를 실명으로 접수해 구청 모든 직원들이 해당 진정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때문에 청원인은 다른 구청 직원들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구청 측은 사건위원회구성과 사건처리 메뉴얼도 제대로 없는 상태로 조사를 시작했고, 조사과정에서도 가해자에게만 사실 여부를 확인할 뿐 피해자에게는 사실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청원인은 "사건 처리 메뉴얼도 절차도 몰랐던 구청관계자들은 되려 제가 선임한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기까지 했다"며 "참다 못한 변호사는 서울시의 메뉴얼을 던져 줬다"고 주장했다.

결국 구청 측은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한 직원 3명을 대상으로 징계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들은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이유로 징계에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약 7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렸다"며 "사무실 내 CCTV, 같이 근무한 동료들의 증언 등을 힘들게 받아 지속적으로 싸웠다"고 말했다.

이어 "징계를 받은 가해자들은 일체의 사과도 없었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징계에 불복했고 행정소송을 걸었다고 한다"며 "저는 직장도 나갈 수 없을 뿐더러 정상적인 삶까지 잃었는데 정작 가해자들은 반성은커녕 당시 사건들을 다시 이슈화시켜 저에게 또다른 추가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청원인은 징계 이후 구청 인사과에 타구청으로 전출을 요청했으나 타 구청으로 전출갈 경우 직급이 7급에서 8급으로 강등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청원인은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받은 징계보다 더 큰 피해(강등)까지 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시청 인사과 담당자 또한 전출을 위해서는 당연히 강등 정도는 감수해야 되는 것처럼 안내했고 성희롱 피해자라고 해서 구청 간 이동을 해줄 수 있는 법이 없다고만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삶을 포기해야 하느냐"며 "다른 구청으로 발령나지 않으면 결국 그 가해자들과 저는 같은 구청에서 근무해야만 한다. 그게 싫다면 피해자인 제가 억울하게 공직을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끝으로 청원인은 "저는 한아이의 엄마"라며 "위와 같은 고통의 시간을 겪으며 제 아이도 남편도 저와 같은 아픈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이어 "죽고싶은 생각에 극단적 선택 시도도 했고, 수면제를 먹어야 잠을 이룰 수 있다"며 "제 아이는 엄마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 심리치료도 받아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피해 사건 신고 이후 저는 가해자들로부터 진심어린 사과는커녕 그동안 몸담아 왔던 구청인 직장으로부터도 진정한 사과도 피해에 대한 공감어린 말한마디 받지 못했다"며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마무리 짓고 행복했던 저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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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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