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준석은 저격수" vs 이준석 "후배에게 막말, 저열한 정치"

김미나 2021. 6. 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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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대 3차 TV 토론회
"윤석열 함께 해야" 한목소리
주호영·이준석 "탄핵 동의"
나경원·홍문표·조경태 "동의 안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왼쪽부터)·홍문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조경태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티브이(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준석 후보는 저격수로는 좋을지 몰라도 참모총장이 되기엔 부족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당 대표가 된다면 막말 부분은 자제하실 생각인가.”(나경원)

“말꼬투리 잡아서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 평정심을 갖길 바란다. 후배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저열한 정치다.”(이준석)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원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7일, 3차 티브이(TV) 토론에 나선 나경원 후보와 주호영 후보는 ‘여론조사 1위’ 이준석 후보를 향해 협공에 나섰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티브이(TV) 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나 후보와 주 후보는 “이 후보를 보며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다”, “당내 경선에서도 품위와 예의가 필요하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당돌 화법’을 문제 삼았다. 이 후보는 “저를 ‘막말 프레임’으로 규정하려는 건데, 오히려 가장 안전한 사람이 나”라면서도 “많은 분과 소통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여론조사 1위, 이준석 협공한 ‘나-주’ 연합

나 후보는 이날 이 후보를 향해 “막말을 하는 당 대표가 당을 화합시킬 수 있겠느냐 하는 우려가 크다”며 “정치패널로서, 시사평론가로선 좋은 저격수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참모총장은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는 “방송 패널 활동을 10년간 하면서 ‘막말 프레임’에 걸려들었으면 몇 번 걸렸을 것”이라며 “오히려 가장 안전한 사람이 나”라고 받아쳤다.

이 후보와 나 후보의 ‘진흙탕 싸움’은 이날 오전부터 이어졌다. 나 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후보가 ‘윤석열 배제론’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을 두고, 이 후보는 “망상에는 응답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정치를 오래 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은 유례가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나 후보를 향해 “망상이 막말이냐”고 거세게 맞서자, 나 후보는 “말씀을 조심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자제시켰다.

주 후보도 토론회에서 이 후보를 향해 “(당 대표가 되면) 말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나이 차가 많이 나서 (다른 후보들이 이 전 최고위원을) 공격 안 한 것이다. 토론으로 누구든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경륜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경륜이 가져다주는 장점도 있지만, 타성에 사람을 젖게 만드는 단점도 있다”며 “우리 당에는 수많은 당직자와 훌륭하신 선배들이 있다. 제 역할은 당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없이 대선 승리 없다” 한목소리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없인 대선 승리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자가 ‘오(O)·엑스(X)로 보는 정치 현안’ 코너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없이도 대선 승리가 가능한가”라고 묻자 후보자 5명 모두가 ’엑스’ 표시를 들었다. 유승민계라는 지적을 받으며 ‘공정한 경선제도 운용’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겪고 있는 부도덕과 관련한 반부패 영역에서 누구보다 적합한 후보”라며 “대선 후보는 맞는 전장에, 맞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우리 당에 많은 후보가 있지만, 반부패라는 전장이 펼쳐졌을 때 윤 전 총장이 우리 당과 함께 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후보가 주도권 토론 시간에 이 후보를 향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처럼 윤 전 총장에 대해서 ‘가치 없는 후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펴자, 이 후보는 “제가 알기로 김 전 위원장은 주호영 후보도, 나경원 후보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과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안 좋아한 것 같다. 그분이 안 좋아한 분이 많은데 왜 이렇게 호들갑인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서는 후보들이 엇갈린 답을 내놨다. 이 후보와 주 후보는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동의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나 후보 홍문표 후보, 조경태 후보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나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보면 저희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이 옳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엄격한 기준이 중요하겠지만, 정치를 크게 본다면 지금의 문재인 정권에 비춰봐서 (박근혜 탄핵은) 안 하는 게 맞았다고 본다”고 했다.

당원 모바일 투표 첫날 투표율 25.83%…역대 최고치 전망

이날 오후 5시 기준 선거인단 당원투표 모바일 투표율은 25.83%였다. 투표 첫날임을 고려할 때 높은 수치다. 당내에선 선거전 초반부터 불어닥친 ‘이준석 돌풍’에,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 투표율을 높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원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원 모바일 투표는 8일까지 진행되며, 투표 미참여자를 대상으로 9~10일엔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가 이어진다. 대상은 대의원, 책임당원, 일반 당원 등 32만800명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는 70%가 반영된다. 30%는 9~10일 진행되는 일반시민 대상 여론조사를 통해 반영된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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