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 받지 않는 '나쁜 집주인'..고통은 세입자의 몫
[뉴스데스크] ◀ 앵커 ▶
저희는 김 씨가 소유한 집의 세입자 5백여 명에게 설문지를 보내서, 이 중에 2백여 명으로부터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집주인이, 부동산이 압류된 '빌라 왕'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절반이었고, 전세보증금도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전세금 피해 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어서 장슬기 데이터 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작년말 김 씨 소유 빌라에 전세 들어온 A 씨.
A 씨는 최근에서야 집주인 김 씨가 세금 체납자인 걸 알았습니다.
[세입자 A 씨] "(집주인이) 납세증명서는 저한테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체납이 됐다는 알고 계셨으면?> (계약을) 당연히 안 하죠."
전세 계약 시점은 작년 12월 17일.
그 일주일 전인 12월 10일부터 제도가 바뀌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본인의 세금 체납을 알리도록 의무화됐지만,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A 씨 거래 부동산 중개업자] "(제도가 바뀐 걸) 정확하게 다 모르고 있었던 건 사실이었으니까…"
위반하는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인에겐 과태료 5백만 원이 부과돼야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단속은 지자체 소관이라고 말합니다.
국토부는 또 전세금 떼먹는 나쁜 집주인은 임대사업 자격을 박탈하고, 혜택 본 세금도 환수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6개월이 지나도록 박탈한 경우가 한 건도 없습니다.
[서울 OO구청 관계자] "(규정상) '(말소)할 수 있다'니까 사실상 재량이 있죠. '하여야 한다'가 아니라서요."
MBC는 빌라왕 김 씨 소유 임대주택 가운데 5백여 곳의 세입자들에게 우편으로 설문지를 보냈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 276명 가운데 절반은 집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세입자 B 씨] "어우 저 지금 너무 손이 떨리고 죄송해요. 제가 너무 횡설수설 두서없이…"
[세입자 C 씨] "오 마이 갓… 가압류가 돼 있다고요? 이건 임차인한테 통보를 안 해주나요?"
세입자 다섯 명 중 네 명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빌린 돈은 1억 원에서 1억 5천만 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세입자 D 씨]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정말. (대출금을) 못 갚게 되면 제가 신용불량자 돼버리는 거니까…"
또 전세금반환보증 보험에 들지 않은 세입자가 239명으로 대부분이었습니다.
[세입자 E 씨] "(이사) 들어오기 전엔 된다 했는데 보증보험 가입이… 들어오고 나서 안 된다고…"
세입자들은, 보증금도 위험하게 된 마당에, 김 씨 때문에 법무사·변호사비까지 들게 됐다며, 현재 대부분 가정불화와 만성염증 등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세입자 F 씨] "진짜 며칠 동안 잠도 안 왔어요, 너무 놀라가지고. (김 씨가) 지금은 연락도 아예 안 받고…"
곳곳에서 빌라왕들의 전세보증금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국토부는 아직까지 관련 피해 실태를 조사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편집: 정지영 / 영상취재: 소정섭)
대한민국 나쁜 집주인 리포트 인터랙티브http://badlandlords.mbc-interactive.com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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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 기자 (seul@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249398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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