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느라 배달 못 받아놓고..갑질 女교사 "나 확진자야!" 협박

배달 못 받았다며 수제버거집에 화풀이한 교사
"코로나 확진자, 침 뱉으러 갈 것" 협박

원주의 한 수제버거집 사장이 여교사에게 갑질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코로나 걸린 교사에게 모욕적인 갑질을 당했습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원주의 수제버거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 51분경 배달 앱을 통해 햄버거 2개 배달 주문을 받았다. 같은 날 오후 5시 16분 주문자의 집 앞에 도착해 벨을 눌렀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A 씨는 "전화도 일곱 통이나 했는데 받지 않아서 문고리에 햄버거를 걸어두고 문자를 남기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 앱 측에 이런 상황을 설명하니 3시간 뒤까지 고객의 연락이 없으면 폐기해야 한다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날 새벽 5시, A 씨는 '코로나에 걸린 교사'라고 주장하는 주문자 B 씨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B 씨는 "여자 혼자 개와 살면서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개들이 짖을까 봐 문 두드리지 말고 문 앞에 놓고 문자를 달라고 꼭 써놓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 씨가 받은 주문사항에는 이 같은 메모는 남아있지 않았다.

A 씨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B 씨는 "배가 고픈 상태에서 주문을 했고, 수면제를 먹고 자면서도 중간중간 배달이 왔나 확인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없길래 이상해서 꿈을 꿨나 싶었다"고 주장했다.

배달 앱 방침에 대해 설명하자 B 씨는 "내가 거기(앱)에 청구를 해야 하느냐"라며 "약국에서 수면제를 퀵으로 보내고 잠도 너무 못 자고 녹내장 환자에 눈도 나빠 얼마나 힘들겠느냐"며 횡설수설했다. 그러면서 "지금 놀고 있으니 시간이 팡팡 남아돌아서 본사까지 쫓아갈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A 씨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느냐"며 "새벽 5시에 전화해서 왜 그러시느냐"고 이유를 물어보았지만 B 씨는 계속 흥분한 상태였다.

B 씨는 "제가 애들 가르치는 직업이라 한번 화가 나면"이라며 "어른에게 화를 낸 적은 없지만 너무 화가 나는 상황", "자고 있는데 전화를 어떻게 받느냐"라며 수제버거 가게에 잘못을 돌렸다.

B 씨는 주문 후 하루가 지나 취소와 환불을 요구했다. A 씨는 "저희는 음식을 만들어서 거기까지 갔었다. 하루 지나서 취소하라는 건 아니다. 고객님이 자느라고 못 받은 거 아니느냐. 저희가 문 두드리고 연락을 했다. 고객님이 잘못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B 씨는 분노하며 "나 코로난데 마스크 벗고 거기 가서 기침 좀 할까요? 아주 이판사판"이라고 협박했다. 그는 "요즘 출근 안 하고 있다. 아주 기분이 막 상한다. 기다려라. 경찰에도 얘기하고 방역수칙 어기러간다고 할거다. 가게에 침 막 뱉고 올테니 기다려 보라"고 말했다.

A 씨가 "손님이 확진자이시냐"고 묻자 B 씨는 "네. 얼마나 아팠는지 아느냐. 우리 반 아이가 확진이라 (나도) 아마 확진자일 건데 열이 계속 안 떨어져서 집에 있다. (햄버거) 찾으러 갈거고, 오늘 거기에 확진자 다녀간거 뜰테니까 기다려 보라"고 소리쳤다.

A 씨 "업무방해"라고 비난하자 A 씨는 "기분 굉장히 나쁘지 않느냐. 경찰 대동하고 가겠다"고 했다.

또 새벽에 전화를 하는 건 도리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자 "나는 학교 선생님인데 새벽에 경찰에서 전화 많이 받는다. 부모가 없는 학생이 문제를 일으키면 나라도 나와야 한다고 하더라. 제가 경찰에 '수학 문제 내다가 2시에 잠들었는데 어떻게 가느냐'라고 말 못 한다. 돈벌이 하는 사람이 1시에 자든 5시에 자든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해야 한다는 겁니다"라고 언성을 높였다.

유튜버 구제역은 B 씨에 대해 정교사가 아닌 전직 기간제 교사라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기간제라도 이런 짓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교육청에 민원을 넣어봤더니, 이런 이름을 가진 교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현직 교사가 아닌 전직 기간제 교사인데 이런 갑질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색하면 바로 나올 정도로 이름이 특이하다. 교회, 대학원, 무슨 과목을 가르쳤는지 다 나온다. 제보자(A 씨)에게 뭣도 모른다며 아는 척한다고 하는데 제보자는 교수를 하던 분이다. 이 갑질녀는 자영업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다시는 자영업자를 무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네티즌들은 "손님도 손님 같아야 대접해 준다", "정신적으로 문제 있는 듯", 사장님이 참 운이 없으셨다", "논리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면서 갑질과 협박하는 걸 보니 소름이 돋는다", "이 정도면 임용 시스템에 문제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갑질 교사에 대해 비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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