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0만명이 '배그' 결승 봤다.. 국산 e스포츠 날갯짓

오로라 기자 2021. 6. 7.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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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게임이 쥐고 있던 e스포츠
한국 '배틀그라운드' 돌풍 일으켜
작년 상금 규모 세계 7위로 올라서

지난 3월 28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의 한 스튜디오.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의 총쏘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e스포츠 리그인 ’2021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PGI.S)’의 결승전이 펼쳐졌다. 코로나 영향으로 이날 경기장에는 관중이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온라인 생중계 방송에는 결승전에 오른 구단(球團)을 응원하기 위해 전 세계 수십 개국에서 몰려든 팬 1000만여 명이 접속해 있었다. 전 세계 8국에서 32팀이 참가하며 8주 동안 진행된 이번 리그에 걸린 총 상금 규모는 705만6789달러(약 79억원). 이는 인기 e스포츠 게임인 미국 ‘콜 오브 듀티’나 ‘오버워치’의 리그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미국 게임이 꽉 잡고 있는 e스포츠 시장에 국산 게임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글로벌 최정상 수준의 e스포츠 선수들을 배출해내며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렸지만, 정작 국산 게임을 종목으로 삼은 리그는 활성화되지 않아 ‘반쪽자리 종주국’이라는 비판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엔 상황이 바뀌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리그가 글로벌 인기 종목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넥슨·스마일게이트·컴투스와 같은 국내 게임사들이 새롭게 커지고 있는 모바일 e스포츠 리그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3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개최된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 리그 '2021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PGI.S)'이 열린 경기장. 전 세계 8국 32팀이 참여한 이 리그 경기의 하루 최대 시청자 수는 1130만명을 넘었다. /크래프톤

◇진격의 ‘배그’…상금 규모 글로벌 7위

게임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연간 상금 규모로 각 리그의 흥행도를 측정한다. 시청자 수가 많은 인기 종목일수록 스폰서가 많이 붙고, 상금 규모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스태티스타의 e스포츠 누적 상금 규모 순위에 따르면 작년 배틀그라운드 리그의 상금 규모는 627만달러(약 69억7800만원)로 글로벌 7위다. 여기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리그(상금 500만달러)는 글로벌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리그를 합쳐서 본다면 상금 규모 1위인 미국 ‘카운터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상금 규모 1585만달러)를 바짝 뒤쫓는 세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리그 흥행으로 스타 선수들도 배출되고 있다. e스포츠 데이터 분석 사이트 ‘e스포츠 어닝스’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선수 중 누적 소득 순위 10위권에 배틀그라운드 선수만 2명이다. 외국 게임들에 비해 리그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단기간에 누적 수익 규모를 따라잡은 것이다. 7위에 이름을 올린 로키(본명 박정영)와 10위 에스더(본명 고정완)는 각각 누적 89만달러, 79만9042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강국 코리아…모바일 e스포츠 시장 집중 공략

한편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몇 년 사이 급팽창하고 있는 모바일 e스포츠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PC게임 리그의 경우엔 미국의 ‘리그오브레전드’ ‘도타2’와 같은 확실한 강자가 존재하는 반면, 모바일 게임 리그에선 아직 뚜렷한 1위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 산업이 모바일 게임에 특화된 만큼 모바일 e스포츠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면 해외 게임들과 인기를 다퉈볼 만하다는 것이다.

국내 중견 게임사 컴투스는 지난 2017년 ‘서머너즈 워’의 모바일 리그를 처음 개최한 이후 매년 1회씩 글로벌 대회를 열고 있다. 코로나 전인 2019년 프랑스에서 열린 결승전에는 경기 현장에만 1500명의 관객이 몰려들었고,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 치러진 지난해 결승전에는 글로벌 온라인 시청자 수가 130만명을 돌파했다. 넥슨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모바일 리그를 운영중이다. 지난해 열린 국내 리그 결승전의 누적 시청자 수는 60만명을 돌파했다. PC게임 리그인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 역시 올해부터 자사 게임 ‘에픽세븐’으로 모바일 리그를 키우고 있다. 지난 4~5월 열린 에픽세븐 글로벌 경기의 누적 조회 수는 50만회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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