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으로 '꺾기 갑질'..절박한 소상공인 울린 하나은행

노경진 2021. 6. 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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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정부가 코로나19로 힘든 자영업자한테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는 지원 사업을 하나은행과 농협에 맡겨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은행 돈이 아니라 나랏돈으로 대출해주는 겁니다.

그런데 하나은행이 마치 자기 돈 빌려주는 것처럼 사정 급한 자영업자들한테 이른바 갑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노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영화관 옆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 모 씨.

코로나19로 영화관 손님이 뚝 끊기면서, 카페 손님도 함께 끊겼습니다.

이 씨는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소상공인 대출을 신청했습니다.

이 대출은 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해주고, 하나은행과 농협이 저금리로 돈을 빌려줍니다.

이 씨는 농협은행이 로또 1등 당첨자에게 상품 가입을 압박했다는 최근 MBC 뉴스를 보고, 농협 대신 하나은행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이 모 씨] "농협이 너무 인식이 안 좋아서… 하나은행이 규모가 좀 크니까 괜찮겠지…"

하지만 여기도 다를 게 없었습니다.

은행 직원은 이 씨가 운영하는 카페의 주거래 은행을 하나은행으로 바꾸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모 씨] "곤란하다. 저희가 그쪽에 연결돼서 여태까지 썼던, 몇 년 동안 했던 게 있기 때문에 갑자기 바꾸는 건 곤란하고."

하지만 은행 직원은 주거래 계좌를 바꾸지 않으면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압박했습니다.

본사 지침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모 씨] "이건 본사 지시사항이라서 자기네들도 이거 결제계좌를 바꿔주지 않으면 대출 자체가 안 나간다고 말씀하더라고요."

이 씨는 절박한 마음에, 결국 직원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이 모 씨] "하나은행이 그냥 깡패 같은 느낌. 자기네들이 무료로 해주는 것도 아니고 제가 이자를 다 내는 거고. 국가에서는 해준 거였는데 그거를 되게 악용한다는 느낌."

이 대출은 신용보증재단이 원금의 85에서 90%까지 보증을 서주는 거라, 은행은 손해 볼 위험도 거의 없습니다.

나랏돈으로 이자 장사하면서, 꺾기 영업까지 한 겁니다.

[신용보증재단 관계자] "은행과 고객과의 관계 문제인 거 같고 재단에서는 (계좌 변경 등) 따로 요구하는 것은 없습니다."

하나은행은 그런 본사 지침은 없다며, 해당 직원이 고객을 확보하려다 실수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영상취재: 이관호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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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진 기자 (jean2003@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249098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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