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풍경..대학 문여는데 학생 과반수 "비대면이 좋다"

한민선 기자 2021. 6. 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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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에 완벽 적응한 대학생..사회화 기회 부족 지적 제기
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앞에 마련된 원스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진단검사센터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학들이 오는 2학기부터 대면 강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학생들 사이에서 "비대면 강의가 더 좋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들은 전면 비대면 수업를 할 경우 코로나19(COVID-19) 감염 우려가 적은 데다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이라며 현재의 수업 방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대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지나치게 개인화돼 사회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대 2학기부터 '대면강의'…정작 학생 60%는 "비대면 선호"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사진=뉴스1

7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는 오는 2학기부터 정부의 방역 지침과 각 단과대학별 사정에 맞춰 대면 수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거리두기 2단계 이하에서 수강생 100명 미만 강좌는 대면 강의로 전환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인원을 분산할 계획이다. 좌석 간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기존에 강의가 없던 시간이나 주말 등을 활용해 수업 시간을 분산해 편성할 방침이다.

1학기에 전체 비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했던 연세대도 대면 수업 일부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수강정원이 50명 이내인 수업에 한해 수강 정원 2배를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이 배정될 때 주 1시간 대면 수업을 실시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다른 대학들도 대면 수업 확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히려 학생들 사이에서는 "오는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을 하자"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넘는 학생들이 '전면 비대면 강의'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최해정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의장은 "일부 대면 수업을 희망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현재 발표된 수업 운영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우선 학교의 방역 방침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고 있고, 확실히 (비대면 수업이 주는) 편의성에 대한 부분도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총학생회가 재학생 28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학기 강의 방식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42%는 '전면 비대면 강의', 27%는 '비대면 강의 원칙, 30인 이하 소규모 강의 대면 허용'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전면 대면 강의'를 원한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재학생 10중 7명이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 선호하는 이유는?…전문가 "인프라 좋으면 간다"
취재하면서 만난 대학생들은 약 1년 반 동안 이어진 비대면 수업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이었다. 당초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비대면 수업을 시작하게 됐지만, 방역 상황이 좋아지더라도 일부 강의에 비대면 수업 방식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감염 우려가 적다는 점 외에 비대면 수업의 장점으로 '편의성'을 꼽았다. 녹화 강의의 경우 원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고, 모르는 부분은 반복해서 수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교수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채팅으로 물어볼 수 있어 오히려 질문 횟수가 늘었다는 학생도 있었다.

통학 시간, 공강 시간 등으로 허비했던 시간을 아껴 스스로를 위해 쓸 수 있다는 점도 학생들에겐 매력적인 부분이다. 졸업까지 2학기를 남겨두고 있는 이모씨(24)는 "솔직히 취업을 생각하면 학교를 아예 안 가는 게 낫다"며 "보통 수업을 주 1회로 몰아 듣고 나머지 시간에 자격증 준비, 운동 등을 하고 있는데 대면 강의를 하게 되면 내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수도권에 사는 학생들은 주거비, 식비 등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경제적 이점도 크다. 한양대에 재학 중인 김모씨(21)는 "서울에서 생활할 경우 월세까지 한 달에 최소 100만원은 든다"며 "대학 생활이 주는 낭만은 없지만, 생활비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이어 "2학기에 대면수업 진행하다가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돼 다시 비대면수업을 할 가능성도 있는데, 다시 집 계약을 취소하기도 어렵다"며 "학기 내 학사 운영 방식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면 수업으로 전환될 경우, 성적 하락을 걱정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교육부 '2021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학에서 과목별 A학점을 받은 학생은 54.7%에 달했다. 2019년 33.7%에 비해 21%포인트 늘어난 것인데,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학들이 상대평가 기준을 완화하거나 절대평가를 도입해 '학점 인플레'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면 강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의 대학은 대면 강의·팀프로젝트, 소모임 활동 등을 통한 사회화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면서 이번 기회로 학생들이 학교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경남대는 대면 수업을 하고 있는데, 확진자 발생으로 잠시 비대면 수업을 하게 되면 학생들은 좋아한다"며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어 "반면 수도권 학생들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인프라를 활용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비대면 수업 상황에서도) 학교에 간다"며 좋은 환경을 가진 학교라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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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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