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창원 경로당 반년 만에 문 열었지만..첫날부터 일부 '혼선'

김다솜 기자 2021. 6. 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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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가 7일 관내 경로당을 열었다.

창원시에 따르면 이날 관내 경로당 92.1%(934개소)만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시 노인장애인과장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지 14일이 경과한 사람에 한해서 경로당 출입이 가능하다"며 "읍·면·동마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어르신 수가 다르기 때문에 일부 경로당은 논의를 거쳐 개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관내 경로당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지 14일이 경과한 사람에 한해 개방하는 만큼 해당 조건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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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섭취 금지·백신1차 접종 14일 경과자만 이용 가능
1014개소 개방한다고 했는데 80곳 폐쇄 '일부 개방'
경남 창원 상남경로당에서 김모씨(80대·여)와 배모씨(80대·여)가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다. © 뉴스1 김다솜 기자

(경남=뉴스1) 김다솜 기자 = 경남 창원시가 7일 관내 경로당을 열었다. 지난해 11월20일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은 뒤 반년만이다.

이날 오후 1시쯤 창원 지역은 29도를 웃돌았다. 뙤약볕에 아스팔트가 지글지글 끓었다. 소리소문 없이 초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상남경로당 문을 여니 더위는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에어컨 바람으로 바닥은 차게 식어 있었고, 선풍기 날개가 시원한 숨을 내뿜었다. 배모씨(80대·여)와 김모씨(80대·여)는 마루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이야. 저 사람들 잘 만든다야.” “그러게. 저걸 우째 만드노.”

텔레비전 화면 속에는 개그맨이 나와 목각 인형을 만들고 있었다. 한동네에서 오래 지낸 30년 지기답게 텔레비전을 보는 내내 말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두 노인은 때마침 경로당 문을 여는 바람에 더위는 간신히 피했다. 경로당이 문을 닫자 갈 곳이 없던 동네 어르신들은 공원으로 모여 베개를 놓고 낮잠을 자거나,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늘처럼 더운 날 경로당 문을 열지 않았더라면 꼼짝없이 집에만 있어야 할 판국이었다. 배모씨는 “오늘 나와 보니까 엄청 더웠는데 이렇게 경로당 문을 열어서 천만다행”이라며 혼잣말을 하듯 읊조렸다.

7일 오후 경남 창원 동산경로당 이용자 전명일씨(85)가 텃밭를 둘러보고 있다. © 뉴스1 김다솜 기자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동산경로당 마당에서는 전명일씨(85)가 홀로 잡초를 뜯고 있었다. 동네 어르신들이 함께 오이와 토마토를 심은 텃밭은 한동안 걸음이 뜸해 잡초만 무성히 자랐다.

“(경로당 문 안 열었으면) 여름 우째 보낼 뻔 했노. 시원한 데서 장기도 두고, 화투도 칠 수 있어서 다행이제.”

전씨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면서 말했다. 경로당 개방으로 어르신들이 더위만 피해 가는 게 아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도 도움의 손길을 받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정광웅 신월1동경로당 회장(82)은 “얼마 전엔 혼자 사는 할머니가 전화를 안 받아서 직접 찾아갔더니 휴대전화가 고장이 났기에 대신 고쳐줬다”며 “혼자 사는 노인은 도움을 요청할 방법이 휴대전화밖에 없기 때문에 큰일”이라고 말했다.

◇ 운영 시간은 중구난방…담당자도 모르는 경로당 개방 여부

지난 3일 창원시는 관내 경로당 1014개소를 전면 개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운영 시간은 중구난방이었다. 평상시에는 오전 9~10시면 경로당이 개방하지만,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내부 음식 섭취가 금지되면서 어르신들이 점심을 먹은 뒤 경로당을 찾았다.

일부 경로당은 문을 열지도 않았다. 창원시에 따르면 이날 관내 경로당 92.1%(934개소)만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와 행정복지센터, 경로당이 내놓은 입장은 각자 달랐다.

창원시 노인장애인과장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지 14일이 경과한 사람에 한해서 경로당 출입이 가능하다”며 “읍·면·동마다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어르신 수가 다르기 때문에 일부 경로당은 논의를 거쳐 개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남 창원시 중앙동의 한 경로당에는 여전히 폐쇄 안내문이 붙어있다. © 뉴스1 김다솜 기자

그러나 현장에서는 해당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중앙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접종률과 상관없이 일괄 개방하고 있다”며 “관련 안내 공문을 경로당 회장에게 전했고, 현장에 나가 폐쇄 안내문을 떼어내고 개방 안내문을 붙여 놨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앙동 주변 경로당을 가봤더니 여전히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는 곳도 있었다. 이날 문을 열지 않은 A 경로당 회장은 “공문을 받은 적이 없어서 문을 열지 않았다”면서 창원시와, 중앙동행정복지센터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창원시 관내 경로당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지 14일이 경과한 사람에 한해 개방하는 만큼 해당 조건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소할 예정이다.

또한 75세 이상 어르신 접종률에 따라 논의를 거쳐 내부 취식 여부 허용과 경로당 활성화 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llcott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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